'의대증원 유예' 꺼낸 與, 의료개혁 목표 잊어선 안돼 [사설]

2024. 8. 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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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는 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한다.

내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 결정대로 기존(3058명)보다 1509명 늘려 뽑되, 그 이듬해에는 다시 3058명만 뽑자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한 대표의 제안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그간 국민 희생이 뒤따랐던 의료개혁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고자 했던 정부의 의료개혁은 물거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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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는 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한다. 내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 결정대로 기존(3058명)보다 1509명 늘려 뽑되, 그 이듬해에는 다시 3058명만 뽑자는 것이다. 이대로 시행된다면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1만명 늘리겠다는 정부의 애초 계획은 완전히 물 건너가게 된다. 그런데도 한 대표가 그런 건의를 한 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이후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한 의대생들이 내년에 복귀할 경우 신입생을 포함해 1학년생이 7500명을 넘겨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렵다는 의대 측의 고충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칫 한 대표의 제안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그간 국민 희생이 뒤따랐던 의료개혁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단체는 한 대표 제안을 계기로 2026학년도 이후 정원까지 모두 동결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고자 했던 정부의 의료개혁은 물거품이 된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 제안에 난색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지금 지역의료는 의사 부족으로 붕괴 일보 직전이다.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47명인데, 경북은 1.39명에 불과하다. 소아암을 비롯한 상당수 중증 질환은 서울로 올라오지 않으면 치료를 못 받을 지경이다. 심장·뇌 수술 같은 필수의료도 의사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는 뇌 수술을 받기 위해 외국 병원으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개탄했다. 이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신경과는 2048년까지 의사가 1269명, 신경외과는 1725명, 흉부외과는 1077명, 외과는 6962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필수·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한 대책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고 심각한 의사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한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의료개혁을 시작한 이유와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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