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라는 트럼프 공격무기 약화”···美대선 게임체인저된 ‘금리인하’
경제실정 집중공략 트럼프캠프
물가 실패 공격지점 모호해져
지난 23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긴축적 통화정책의 전환을 표명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행보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판세를 좌우하는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핵심 포인트로 바이든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시켰고 대표 사례로 물가 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주장해왔다.
지난 6월 대선주자 첫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물가가 살인적으로 올랐다고 비판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에서 물려 받은 경제가 엉망이었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대선 주자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전환한 뒤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주식 중 하나인 베이컨 가격을 거론하며 “가격이 4~5배 올라 너무 비싸다. 나는 더 이상 베이컨을 주문하지 않는다”고 인플레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물론 이는 실제 인상률을 과장한 허위 주장이지만 정치는 사실이 아닌 인식의 영역이라는 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시민들에게 바이든 정부의 경제 실정을 인식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2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사라지고 있다. 통계적으로, 정치적으로’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인플레이션을 정치 무기화한 공화당의 유언비어식 주장이 갈수록 진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물가 고공행진 문제는 23일 제롬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전환 선언 전까지 해리스 캠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높은 장애물로 꼽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매체들은 해리스 캠프가 선거를 이기려면 바이든 정부의 경제 현실 위에 정책 공약을 수립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 분석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인플레와의 전쟁 종식을 선언한 연준 의장의 발언을 계기로 시장이 온통 기준금리 인하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번 대선에서 물가 문제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격하는 전략이 유효성을 잃었다는 게 폴 크루그먼 교수의 평가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예외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없이 매우 높은 경제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민주당이 경제를 잘 관리했다고 유권자들에게 설득하는 건 너무 늦은 일”이라면서도 “미국 경제는 공화당이 기대했던 트럼프 카드와 다르게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정치가 예전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 이유로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후보가 바뀐 점,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이유가 바이든이 아닌,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신의 희망사항일수도 있다며 “트럼프 본인의 주장이 워낙 터무니없기에 자신이 그 주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예컨대 베이컨 가격이 4~5배나 올랐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마트에서 장을 보는 보통의 시민들이라면 ‘아, 이 사람은 미국인의 생활 현실과 동떨어져있구나’라고 오히려 실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11월 5일) 대선일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관전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선거에서 훨씬 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다양한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연준은 미국 대선을 앞둔 3개월 동안 총 7번에 걸쳐 금리를 올리거나 내린 사례가 있다.
1976년 10월 기준금리 인하(0.5%P) 후 다음달 치러진 대선에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민주당 지미 카터 후보에게 패했다.
반대로 1980년 카터 대통령은 대선일 전 3개월 동안 세 차례 연속 단행된 연준의 금리 인상(총 3%P) 여파로 인해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했다.
1984년 10월 연준의 금리 인하(0.5%P) 후 11월 대선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이 재선에 승리했다.
역시나 10월 금리 인하(0.5%P)가 이뤄진 200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이기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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