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3.2% 늘어난 677조…고강도 긴축 재정 기조 이어간다

전체 분야 中 SOC 분야 유일 감소…R&D는 삭감 전 수준으로 복원
지방시대 예산 반영…RISE·지역투자보조금·지자체 빈집정비 등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브리핑실에서 2025년 예산안 및 2024~2028 국가재정운용계획에 관해 사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3.2% 늘어난 677조 4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역대 최저 증가율이었던 올해(2.8%)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정부 경상성장률 전망치(4.5%)를 밑도는 고강도 '긴축 재정'에 가깝다는 평가다.

정부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2024-2028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다. 예산안은 다음 달 2일 국회에 제출돼 심의를 본격화하게 된다.

내년 예산 총지출은 올해보다 20조 8000억 원(3.2%) 늘어난 677조 4000억 원으로 짜였다. 올해와 달리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유일하게 3.6% 줄어들었고, 연구개발(R&D) 예산은 11.8% 증가한 점이 특징이다.

SOC 예산은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인 2023년 10.2% 깎였다가 올해 3.9% 늘었고, 2년 만에 다시 4.6%(9597억 원) 줄어들었다. 항만수자원, 항공·공항·산단, 지역·도시, 물류 등의 부문에서 증액된 반면, 노선 완공의 이유로 도로·철도부문 예산이 크게 줄었다.

갑작스런 삭감으로 논란을 빚은 R&D 예산은 29조 7000억 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분야 중 가장 높은 11.8%(3조 2000억 원)의 증가율을 보이며 삭감 이전인 2023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3대 게임체인저'인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양자 분야 예산이 기술주권 확립을 위해 올해 2조 8000억 원에서 3조 5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역혁신벤처펀드의 출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원(기존 1000억 원)으로 확대해 비수도권 창업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필수의료 확충과 지역 의료 복원을 위해선 향후 5년 간 정부예산과 건강보험을 합쳐 20억 원 규모를 투입할 방침이다. 지방의료원과 권역책임·지역거점병원 현대화에는 3000억 원이 편성됐다. 수술·중환자 진료역량을 고도화하고, 시설·장비 확충 및 운영비를 한시 지원하는 내용이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도 배정됐다.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 사업은 2조 원으로 증액되는 한편,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1600명의 지역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17억 원도 투입한다.

지역 주력산업 중소기업에 대해선 216억 원의 R&D 예산을 신규 지원하고, 지역투자보조금 한도도 1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청년의 지역산업 맞춤형 취업·정착 패키지에는 75억 원이 새로 책정됐다.

도시철도 투자(3473억 원), 광역급행철도 개통 지원(4000억 원), 고속철도 병목구간(평택-오송) 선로 확대(2500억 원) 등 국토 공간 연결성 극대화를 위한 사업도 예산에 담겼다.

이밖에 홍수가 취약한 지역의 승격하천 등의 정비에는 1000억 원을, 지자체 빈집정비를 위해 올해보다 2배 늘어난 1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