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막스플랑크보다 엄정해요"…세계 석학이 말하는 IBS 성과평가

이채린 기자 2024. 8. 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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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 성과평가가 독일 막스플랑크 성과평가보다 단연코 더욱 엄정합니다."

지난 7월 31일 IBS 29개 연구단 중 하나인 '뇌과학이미징연구단'의 11년차 현장 성과평가가 진행됐던 수원 성균관대 N센터에서 만난 허버트 에클레 막스플랑크 융합연구소 명예소장은 IBS 성과평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에 에클레 소장은 "막스플랑크에서는 연구단이 문을 닫는 경우는 거의 없어 IBS 평가가 더 엄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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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에클레 막스플랑크 융합연구소 명예소장. 이채린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 성과평가가 독일 막스플랑크 성과평가보다 단연코 더욱 엄정합니다."

지난 7월 31일 IBS 29개 연구단 중 하나인 '뇌과학이미징연구단'의 11년차 현장 성과평가가 진행됐던 수원 성균관대 N센터에서 만난 허버트 에클레 막스플랑크 융합연구소 명예소장은 IBS 성과평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분자생물학자인 에클레 소장은 1982년부터 막스플랑크에 몸담고 있다. '노벨상 사관학교'라 불리는 막스플랑크는 113년 역사의 세계적인 과학연구기관이다. 

IBS는 연구단 착수 5년 후 첫 성과평가를 하고 이후 3년 단위로 평가를 실시한다. IBS가 설립된 연구단선정평가위원회(SEC) 위원장을 맡는 등 10년 넘게 연구단 성과평가에 참여한 에클레 소장은 IBS 성과평가 과정에 빠삭하다. 

IBS 성과 평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세계적인 석학들로 이뤄진 평가위원회가 연구단이 논문을 몇 편 펴냈는지가 아닌 과학적인 잠재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성평가'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에클레 소장이 생각하는 IBS 성과평가의 주요 요소는 '과학적 수월성', '연구 협력 및 융합', '차세대 과학자 양성' 등이다. 차세대 과학자 양성이란 시니어 과학자가 연구단 후학을 얼마나 과학자로 잘 키우고 있는지 본다는 것이다. 

에클레 소장은 "IBS 성과평가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때부터 공정함에 큰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평가위원회 석학은 10명이다. 위원장,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6명의 평가위원과 2명의 공통참관위원이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외국인 석학이 무려 6명이다. 연구단과 연구분야는 같지만 이해관계가 없는 외국인 석학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심지어 이들의 이름과 소속은 현장평가 당일 직전까지 비공개 원칙이다.

"막스플랑크의 각 연구소는 평가위원회 인력 구성이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누가 자신을 평가할지 보통 알고 있으며 평가위원회와 친분도 있다"면서 "IBS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없어 평가위원들이 편견에서 자유롭게 연구단을 평가할 수 있다"고 에클레 소장이 설명했다. 

또 에클레 소장은 성과평가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무기명 투표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평가위원회는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친 뒤 무기명 투표를 통해 등급에 개별적으로 투표한다. 과반수 이상 표를 받은 등급으로 결정된다. 평가결과는 이후 SEC로 넘어가서도 무기명 투표 등 종합심의를 거쳐 등급 결과를 확정해 발표한다. 

에클레 소장은 IBS 성과평가의 과정이 한국 내에서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연구단 입장에서 평가가 압박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해외 석학들의 깊이 있고 공정한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IBS 성과평가 시스템은 막스플랑크평가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독일 대학, 한국 연구기관 등에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BS 성과평가는 S, A, B, C순으로 등급을 나눈다. 8년차 성과평가 이후 연속으로 A등급 이하를 받은 연구단은 종료 혹은 규모 조정 등의 과감한 조치가 취해진다. 이에 에클레 소장은 "막스플랑크에서는 연구단이 문을 닫는 경우는 거의 없어 IBS 평가가 더 엄격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에클레 소장은 IBS 연구단에 진심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 끊임없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단의 연구를 대중에 더 와닿게 할 때 노벨상도 가까워질 것입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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