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의대 증원 갈등 두고 5번째 충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의-정 갈등'이 '윤-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중재안으로 제시했으나, 이를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로 받아들인 대통령실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일언지하에 거부한 것이 충돌의 서막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정 갈등’이 ‘윤-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중재안으로 제시했으나, 이를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로 받아들인 대통령실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일언지하에 거부한 것이 충돌의 서막이었다. 한 대표는 이후 “국민 건강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뜻을 밝히며, 대통령실과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한 대표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사과 요구(1월) △이종섭·황상무 정리 요구(3월)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반대(8월)와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총선 당시 한동훈-김건희 문자 공개(7월) 등에 이어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다섯번째 충돌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27일 저녁 페이스북에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유지하되, 국민 건강이라는 절대적 가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이 전날(26일) 오전 한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성태윤 대통령 정책실장이 “(증원 계획을 건드릴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쐐기를 박았음에도 증원 계획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 글에서 “2025년에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에는 2025년에 현원 3000명의 수업 미비로 인해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하는 무리한 상황을 감안하여 증원을 1년간 유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며 자신의 중재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더 좋겠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 건강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중재안을 거부한 대통령실을 ‘무책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 대표의 이런 움직임은 대통령실의 뜻에 막혀 ‘대표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당직자는 “한 대표는 (의료 붕괴)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를 풀려는 의도로 제안을 전한 것인데, (대통령실로부터 제안을 거부당해) 매우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쪽은 한 대표 쪽이 ‘한동훈은 여당 대표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대통령실이 대책도 없이 몽니를 부린다’는 프레임을 짜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여당의) 중재 노력은 존중한다. 다만 여당은 절차를 거쳐야지, 야당처럼 정부에다 이래라저래라 하는 방식은 무책임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정부와 차별화하는 것은 야당이 하는 일인데,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할 여당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는 데만 골몰한다는 불만인 셈이다.
남은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윤-한 갈등’의 격화는 피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런 것들이 앞으로 열번, 스무번 더 나온다. 여당은 나름대로 민심을 챙기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당대표 입장에선 대선 주자로서 살아남아야 되기 때문”이라고 갈등 배경을 짚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미국에 이어 프랑스도 체코 당국에 ‘한국 원전 수주’ 항의
- 우울증 앓으면서도 전국 1위 ‘배달의 달인’...교통사고 끝내 숨져
- 188배 방사선 피폭 삼성직원 “회사, 원자력병원 이송 안 해줘”
- “혹시 내 사진도?”…학교 덮친 딥페이크 범죄 공포
-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기관 없소?’…지자체 ‘발동동’
- 김건희 오빠,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나올까
- 감세는 눈감고, 문 정부 탓하며…2년 연속 ‘짠물 예산’ 편성
- 이준석 “딥페이크, 대통령 관심에 과잉규제 우려…불안 과장 안 돼” [영상]
- 민희진, 어도어 대표서 해임…‘경영권 분쟁’ 2라운드 가나
- ‘기후행진’이 강남대로에서 열리는 건 ‘이것’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