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는 실패작”…독일 ‘묻지마 칼부림’에 반이민 정서 고조 [디브리핑]

2024. 8. 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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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졸링겐 시내 중심가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의 범인이 시리아 국적의 불법 이민자로 밝혀지자 독일 전역에 반이민 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이민자 소행의 테러 사건이 발생하며 독일의 극우 정당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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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총리, ‘불법이민·흉기 규제 강화’ 시사
AfD 등 극우정당 “다문화, 법과 질서 붕괴로 이어질 것”
내달 선거 앞두고 3개 주에서 AfD 우세
26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졸링겐에서 시민들이 지난 23일 발생한 흉기 테러로 사망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과 촛불을 내려 놓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다문화는 실패했다.”(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튀링겐주 대표 비외른 회케)

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졸링겐 시내 중심가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의 범인이 시리아 국적의 불법 이민자로 밝혀지자 독일 전역에 반이민 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이민자 소행의 테러 사건이 발생하며 독일의 극우 정당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졸링겐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사건 현장을 방문한 모습. [로이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테러 발생 후 불법 이민과 흉기 관련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SPD) 소속인 숄츠 총리는 “독일에 체류할 수 없거나 허용되지 않는 사람들이 송환 또는 추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흉기 사용과 관련해 무기 규제를 강화하겠다”며 반이민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AfD 등 극우 정당들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강력한 추방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비외른 회케 대표가 독일 동부 도시 아폴다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비외른 회케 AfD 튀링겐주 대표는 25일 튀링겐주 바트 프랑켄하우젠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을 마체트로 조각내면서 학살을 자행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다양성인가”라며 “독일에 이 같은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법과 질서의 붕괴, 붕괴, 복지제도의 약탈,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대표 극우 인사인 회케 대표는 지난 2021년 선거 유세 도중 “모두 독일을 위해”라는 나치 준군사조직 돌격대(SA)의 구호를 사용해 벌금 1만3000유로(약 1926만원)를 선고 받은 바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흉기가 아니라 흉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문제다. 이들은 대부분 난민이고 대부분 범죄의 배후에 이슬람주의 동기가 있다”며 “순진한 이민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숄츠 총리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즉각 중단하고 독일 국경에 이민자들의 유입을 영구적으로 막을 것을 촉구했다.

반면 케빈 쾨네르트 SPD 사무총장은 “이슬람주의자들로부터 피난을 온 이민자들마저 박해해선 안 된다”며 섣부른 이민 규제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일 최대 규모의 이민 옹호 단체 ‘프로아실(Pro-Asyl)’은 “현재 독일에 있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들만 130만명”이라며 “한 명의 가해자 때문에 이 모든 난민들이 신용을 잃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6일 독일 졸링겐의 한 축제에서 칼부림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친 현장에 놓인 꽃 옆에 한 경찰관이 서 있다. [로이터]

독일 언론에 따르면 흉기 난동 용의자는 시리아 출신 26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멀지 않은 난민 호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지난 2022년 12월 보호 이민 자격으로 독일에 입국했는데, 보안당국에 극단주의자로 분류된 전적은 없다. 테러를 저지르기 전 불가리아로 추방될 예정이었으나 잠적해 추방 작전이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이 다음 달 예정된 독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AfD 등 극우 정당들의 승리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1일 튀링겐·작센주, 22일 브란덴부르크주에서 각각 주의회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미 여론조사에선 튀링겐 등 3개 주에서 AfD가 24~30%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튀링겐주 여론조사에선 AfD가 지지율 30%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을 9%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사건이 내년 연방하원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는 숄츠 총리에게도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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