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쉽지 않네"… EU, '성평등 집행위' 달성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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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단의 성비 균형을 맞추려 했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1기 체제에서 남성 14명, 여성 13명으로 집행위원단을 꾸려 '1958년 EU 집행위원회 설립 이래 가장 평등한 집행위원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판이한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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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들에 "남녀 후보 1명씩 내 달라" 요청
대부분 요청 '외면'... 여성 비율 26% 그칠 듯
유럽연합(EU)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단의 성비 균형을 맞추려 했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원 후보를 내는 EU 회원국들이 해당 명단을 남성 위주로 채웠기 때문이다.
'연임 성공' 첫 여성 위원장 목표는 '성평등 EU'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유럽의회 선거 승리 후 지난달 유럽의회 인준을 받으며 연임을 확정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오는 12월 1일 '2기 체제' 공식 출범에 맞춰 집행위원단을 꾸리는 작업에 한창이다. 집행위원단은 EU 회원국 27곳에 적용되는 정책을 결정하는 고위직으로, 임기 5년의 집행위원장과 26명의 분야별 집행위원으로 구성된다. EU 27개 회원국 중 집행위원장 출신 국가(현재는 독일)를 제외한 26개 회원국이 집행위원 후보 명단을 위원장에게 제출하면, 위원장이 국가별로 한 자리씩 할당하는 방식으로 집행위원단이 꾸려진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목표는 성평등이었다. 연임 확정 직후 그는 연설을 통해 "남성과 여성을 한 명씩 집행위원 후보로 제안해 달라"고 회원국에 요청했다. 성비를 고려해 집행위원단을 꾸릴 수 있도록 복수 후보를 내 달라는 요구였다. 이후 같은 내용의 서한까지 발송하며 자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2019년 EU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장에 오른 당사자다운 행보로 풀이됐다.
회원국 모두 단수 후보 제안할 듯... 여성 26% 그칠 듯
그러나 EU 집행위원 후보 제출 마감일(이달 30일)이 가까워진 지금까지 드러난 윤곽을 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구상은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27개국 중 19개국이 후보를 냈는데, 14개국은 남성 후보를 제안했다. 여성 후보를 낸 국가는 5곳뿐이다. '남녀 한 명씩 후보로 내 달라'는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아직 후보를 지명하지 않은 7개국도 복수 후보가 아니라 단수 후보를 제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6개국은 남성을 명단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집행위원단 중 여성 비율은 26%(위원장 포함 7명)에 그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1기 체제에서 남성 14명, 여성 13명으로 집행위원단을 꾸려 '1958년 EU 집행위원회 설립 이래 가장 평등한 집행위원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판이한 결과인 셈이다.
요청 수용할 유인 없는 회원국들... 위원장 선택은?
각 회원국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요청을 외면한 것은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각국 입장에선 집행위원이라는 소중한 자리를 두고 이미 정부·여당이 진행하는 내부 논의만 해도 가뜩이나 복잡한데, 복수 후보를 제출해 일을 더 번거롭게 만들 이유가 없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현 상태로 집행위원단을 구성하더라도, 최종 승인권을 쥔 유럽의회가 성비 불균형을 이유로 퇴짜 놓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유럽의회 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인 리나 갈베스는 "반(反)성별 운동이 파시스트 및 반민주주의 운동의 핵심인 상황에서 EU의 성평등 노력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 줘서는 안 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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