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든 우리는 죽는다”…‘아랍계 유권자’ 미국 대선 실력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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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전일수록 변수의 힘은 커진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70명을 인터뷰한 뒤 "미시간의 많은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여전히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투표를 포기하거나 제3의 후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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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전일수록 변수의 힘은 커진다. ‘미시간주 아랍계’도 그중 하나다. 미시간은 아랍계 비중이 높은 주 중 사실상 유일한 경합주다. 이들이 본 투표를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몰아붙이고 있다.
‘지지후보 없음(uncommitted)’ 민주당 대의원들은 최근 당 전당대회에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에게 발언 기회가 돌아가지 않자 항의의 뜻으로 “다음달 15일까지 미시간 등지의 ‘아랍계 미국인 및 무슬림’의 지도자를 만나라”고 해리스에게 요구했다.
미시간주에선 지난 2월 민주당 경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거부하는 취지로 ‘지지후보 없음’을 택하자는 운동이 거세게 일었는데, 당시 실제 ‘지지후보 없음’은 10만1436표에 달했다.(미국 일부 주의 민주당 경선 때는 ‘지지후보 없음’을 표시하는 기표란이 있음)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꺾고 미시간주 선거인단을 싹쓸이했는데, 당시 표차는 약 1만표에 불과했다. ‘지지후보 없음’ 운동이 미시간 선거 결과를 뒤바꿀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이들과 민주당 주류 간 긴장은 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더 높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에게 전당대회 연설 기회를 주라는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무슬림 여성들’이라는 그룹이 해체를 선언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전당대회 첫날 ‘지지후보 없음’ 운동의 공동의장인 라일라 엘라베드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리스는 주요 경합주에서 패할 위험이 있다”며 “현재 미시간 유권자 대부분은 해리스를 지지할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미국인 인구가 가장 많은 미시간과 같은 주를 잃을 수 있다”며 “이들은 미국 자금으로 진행된 폭격의 여파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70명을 인터뷰한 뒤 “미시간의 많은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여전히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투표를 포기하거나 제3의 후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어밴던 해리스(Abandon Harris)' 운동 대변인인 파라 칸은 포린폴리시에 “우리는 누군가를 공직에 앉힐 권한은 없지만, 누군가를 공직에서 끌어내릴 권한은 있다”며 “우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조차 몰랐다. 이제 우리는 이 힘을 알고 있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가족을 잃은 적이 있다는 미시간 디어본 출신의 한 팔레스타인 남성은 “유명한 팔레스타인 시인이 ‘살인자는 실크 스카프로 당신을 목을 졸라 죽이거나 도끼로 당신의 머리를 내리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멀라는 실크 스카프를 든 사람이다. 트럼프는 도끼를 들고 있다. (둘 다) 이스라엘에 폭탄을 준다. 그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 어느 쪽이든 우리는 죽는다”고 말했다.
미시간주는 다음달 26일부터 부재자 투표 용지 발송을 시작한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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