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총리 최다 언론 소통한 韓… 딥페이크 성범죄에 “마약과 같은 수준 대응 시작을”
“언론 마주하는 것 긴장되지만 소중한 기회
앞으로도 어떤 질문에든 성실히 답변할 것”
딥페이크 성범죄·의대 증원 등 질의에 답변
한덕수 국무총리가 언론과 격주로 만나며 진행해온 백브리핑이 40회를 맞았다. 한 총리는 “언론과 마주 앉는 것은 긴장되는 일이지만 민심을 파악하고 정부의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궁금해하신다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질문에나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백브리핑 모두발언에서 오전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5년 예산안’과 관련해 “지난 5월 예산을 짜기 전 대통령을 모시고 관계자들이 그 해의 중점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재정전략회의를 진행했는데 정말 답답했다. 세수는 좋지 않고 재정건전성은 유지해야 하고 그러려면 구조조정을 많이 해야 하는데 모인 장관들의 얼굴을 보니 써야 할 돈은 굉장히 많은 얼굴이었다”라며 “올해 예산이 짜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장관들이 부처 프로젝트 중 없애야 할 건 과감히 없애고 추가해야 할 건 과감히 확대하는 과정을 통해 올해 3.2% 정도의 예산 증가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전체적으로 보면 3년 예산 증가율이 3%를 넘지 않는다”라며 “거기에 관리대상수지라고 해서 재정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2.9% 정도로 국제적으로 봐도 굉장히 좋은 재정건전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정부 출범 당시의 어려운 국가재정 상황과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국가부채비율과 물가상승률 등 각종 수치를 모두 안정시켰다는 점을 부각했다. 국가부채비율과 관련해서는 “지난 정부 5년간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36%에서 50.1%가 됐다”며 “현 정부는 2.9% 정도만 늘려 2027년 비율을 53% 정도로 끝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재정건전성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는 두텁게 보호하는 정책을 실시한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정부 출범 당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고 ‘퍼펙트 스톰(악재가 겹쳐 나타나는 심각한 경제 위기)’에 있는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성장률이 아직은 높지 않지만 올해 2.5∼2.6% 오를 거고 국제수지 경상수지도 730억불 흑자, 인플레이션도 2%대로 확실히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금리도 조정되고 금리가 조정되면 민생도 훨씬 나아지지 않겠나”라며 “또 원자력발전도 다시 복구됨으로써 국제사회에 진출할 수 있게 되고 방산 발전, 외교·안보 발전, 우리 억제력의 확장 등을 통해 안보 문제도 어느 정도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사태에 대해서는 “국가로서 거의 마약과 같은 수준의 확고한 단속에서부터 (대응이) 시작돼야 하지 않나 싶다”며 “입법이 필요하면 입법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해야겠고 기본적으로는 이런 데 대한 교육도 처벌과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잘못 활용되면 전체 우리 사회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위험도 경고해야 한다”라며 “결국 언론, 시민사회 등 깨어있는 조직과 협력해서 그런 쪽으로 기술 변화가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 유예를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 간에 이견이 발생하고 고위당정협의회에서의 유예안 논의 여부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고위당정에서 공식적인 안건으로서 그 문제를 논의한 건 없었고 다 끝나고 나서 한동훈 대표가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다른 분들은 가시고 나서 잠깐 만났다”며 “한 대표는 ‘2026년은 증원을 유예하면 이 문제가 좀 더 쉽게 풀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그건 여러 가지 검토해봐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저희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고서 관련 기관에 검토해보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선 2026년 2000명 증원으로 공개된 입장을 변경하긴 어렵고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니까 변화가 없다는 걸 정부 안에서 결정한 상태”라고 못 박았다.
한 총리는 국회를 향해 간호법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과 현재의 비상진료체계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기여는 정말 눈물 날 지경”이라며 “간호사들이 혹시나 잘못될지도 모르는 실수 등에서 불합리하게 치료 행위가 제약받는 일이 없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치의 일환으로서, 민생법안으로서, 우선순위가 높은 법안으로서 (간호법을) 8월 회기 안에 통과시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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