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2기도 ‘의리 축구’ 논란…그래서 무슨 축구할까?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에 남자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았지만, 그의 선수 기용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K리그 울산 현대 사령탑 시절 지도했던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의리 축구’ 논란이 또 불거졌다. 여기에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와 전술적 어울림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홍 감독은 울산 현대 감독 시절 백포 수비라인에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두는 전형을 선호했다. 공수 밸런스를 중시하는 전술로 지난 시즌까지 K리그1 2연패 성과를 냈다. 다만 이번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도 울산 출신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실력보다는 감독과의 인연에 의한 선택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울산에서 홍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센터백 김영권과 정승현(알와슬), 골키퍼 조현우, 풀백 설영우(즈베즈다)와 이명재,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알아인), 그리고 공격수 주민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울산에 합류한 정우영과 과거 울산에서 뛰었던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까지 포함하면 이번 대표팀 명단의 3분의 1 이상이 울산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선수들이다.
이번 대표팀 선발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박용우와 김영권 발탁이다. 박용우는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후 대표팀에서 멀어졌으나 다시 발탁됐다. 김영권은 이번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지만 대표팀에 뽑혔다.
대표팀의 주축 선수 중 다수가 30대에 접어들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다. 홍 감독이 가장 익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려는 의도가 많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표팀의 세대교체와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특히 김영권은 빌드업 능력은 뛰어나지만, 느린 발에 일대인 대인 수비에 허점을 노출하면서 에이징 커브를 겪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로소 수석코치와 전술적인 방향에서도 합의를 이루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아로소 코치는 앞서 파울루 벤투 감독과 포르투갈 대표팀, 스포르팅(포르투갈) 등에서 함께 했지만, 이후 최근 감독 커리어에서는 윙어를 활용하지 않는 전술을 선호했다. 중원 싸움에 집중하는 3-5-2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는데, 현재 홍명보호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세계적인 윙어 자원을 다수 보유한 팀이다. 이외에도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 2선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도 있다.
홍 감독은 26일 대표팀 선발 명단 기자회견에서도 4-2-3-1 내지는 4-3-3포메이션을 주된 전형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능 있는 2선 자원들을 최대한 많이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선 자원들의 최적 활용법에 대해서 앞으로 아로소 코치가 얼마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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