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우리의 관심으로 아동학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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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억도 희미한 일에 속이 상해 울상으로 하교하던 때면 학교 앞 분식집 이모가, 집 앞 슈퍼 사장님이 달려와 살뜰히 말을 걸어주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면 어느 틈에 아이의 마음을 달래려 건네준 관심이 양손 가득 막대사탕으로, 샛노란 귤로 남았다.
'내 아이라는 생각이, 나의 관심이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
준비한 기사는 끝이 났지만 독자들이 응원하고 당부해준 말들처럼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기자로서의 관심은 계속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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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희 무슨 일 있어?”
어린 시절, 기억도 희미한 일에 속이 상해 울상으로 하교하던 때면 학교 앞 분식집 이모가, 집 앞 슈퍼 사장님이 달려와 살뜰히 말을 걸어주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면 어느 틈에 아이의 마음을 달래려 건네준 관심이 양손 가득 막대사탕으로, 샛노란 귤로 남았다.
“거기 있지 말고 들어와서 기다려!”
가끔 집 열쇠를 두고 학교에 갔던 날이면 문 앞에 쪼그려 앉은 아이를 지나치지 못해 집안으로 부르던 이웃들이 있었다. 엄마가 올 때까지 간식도 내어주고, 끼니 때면 밥상에 숟가락 하나를 얹어주며 안전히 보호하던 이웃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그렇게 모두가 온 마을의 보살핌 속에 살았던 그때, 지금과 같은 끔찍한 아동학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일 들려오는 잔혹하다 못해 분노를 불러오는 아동학대 사건. 언제나 조금 늦게 발견해 최악의 상황을 맞은 뒤에야 내놓던 대책들. 아쉬움이 남았다. ‘막을 수는 없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아동학대를 조금이나마 막아보자는 마음에서 출발한 기사였다. 가장 먼저 우리 관심이 늦어 너무 빨리 별이된 정인이를, 원영이를, 민영이를 찾아갔다. 한적해져버린 그들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올 필요가 있었다.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댓글로 독자들이 마음을 더해줬다. 앞으로라도 관심을 가져보겠노라 약속해 준 감사한 독자들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아동학대를 줄인 기초단체의 노하우를 퍼트리려 31개 시·군의 학대사건을 보고 또 봤다. 600건이 넘는 판결문을 살피며 때로는 눈물을 훔치기도, 화가나 잠깐 쉰 뒤에야 가라앉은 마음으로 다시 책상 앞에 앉기도 했다.
‘이런 기사를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기자생활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응원을 받았다. 독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음이 느껴졌다. 어쩌면 조금은 막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리고 그 기사 끝에 한 가지가 남았다.
‘내 아이라는 생각이, 나의 관심이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
준비한 기사는 끝이 났지만 독자들이 응원하고 당부해준 말들처럼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기자로서의 관심은 계속 이어가려 한다.
그동안 아동학대에 무관심했던 기초단체들의 변화도 반드시 이끌어 낼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독자들에게 감히 드리고 싶은 부탁이 있다.
‘여러분의 관심이,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구할 수 있습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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