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로테이션 싫어한다" 작심했던 김민재, 한 경기 만에 벤치 추락 위기…개막전 끝나고 "뮌헨 클래스 아니다" 충격 혹평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김민재(26, 바이에른 뮌헨)에게 지난 시즌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벤치 추락과 로테이션에 방출설까지 들어야 했다. 심기일전해 주전 자리를 꿰차야했던 올시즌에도 출발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 이후 김민재를 향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치명적인 실점 빌미에 독일 유력 미디어들이 낮은 평점을 줬고, 독일과 바이에른 뮌헨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는 27일(한국시간) "난 처음부터 김민재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예상한 수준이 아니었고 이것은 바이에른 뮌헨이 아니다. 나폴리에서 했던 플레이를 바이에른 뮌헨에서 재현하는 건 불가능한것처럼 보인다. 나폴리에서 강점이었던 태클 능력도 사라졌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해 유럽5대리그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190cm 큰 키에 빠른 발을 가졌고 준수한 후방 빌드업에 유럽 본토 피지컬에도 밀리지 않는 몸 싸움까지 현대 축구에서 중앙 수비수 덕목을 두루 가진 선수로 평가됐다.
나폴리에서 인상적인 활약에 유럽 빅 클럽이 동요했고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내 바이에른 뮌헨 입단에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 바이아웃 금액을 발동해 영입을 성사했고 기초 군사 훈련을 위해 훈련소에 들어가야 하는 김민재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직접 한국에 방문하는 성의까지 보였다.
1년마다 팀을 옮겨 적응에 애를 먹을 뻔 했지만 김민재는 남달랐다. 투헬 감독 총애를 받으면서 전반기 엄청난 출전 시간을 확보했고 분데스리가 선정 전반기 베스트 수비까지 들었다. 이대로면 나폴리에 이어 바이에른 뮌헨까지 탄탄대로를 걸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2024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이후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 투헬 감독은 전반기 DFB 포칼 탈락과 레버쿠젠 무패로 1위 탈환에 실패하자 안정적이고 실리적인 운영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겨울에 영입한 에릭 다이어와 기존 중앙 수비수 마티아스 더 리흐트에게 후반기 바이에른 뮌헨 후방을 맡겼다.
아시안컵에 돌아온 김민재에게 주전조 자리가 없었다.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아졌다. 더 리흐트 부상에 기회를 잡았던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는 떨어진 실전 감각에 2실점 빌미를 제공해 1년만에 방출설에 시달려야 했다.
투헬 감독의 공개적인 질책까지 있었던 상황에 지칠 법 했지만, 김민재는 2024-25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수비수 도약을 다짐했다. 새롭게 부임했던 벵상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에 만족했고 베테랑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도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라며 김민재를 독려했다.
프리시즌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던 독일 현지 호평과 DFB 포칼 1차전에서 하부리그 팀을 상대로 예열을 끝낸 뒤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갔다. 원정 부담은 있었지만 볼프스부르크와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괴물 수비수' 본능을 되살려야 했다.
우파메카노와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는 특유의 공격적인 수비를 살려 바이에른 뮌헨 후방을 지켰다. 하지만 난타전 양상이었던 후반 10분 볼프스부르크 압박에 후방 백패스를 시도했는데 상대에게 끊겨 치명적인 상황이 됐고 결국 실점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독일 'TZ'에 따르면, 김민재는 81분 동안 개막전에 뛰었는데 종아리 부상 고통을 안고 있었다. 전반전부터 패스 미스 등 공격적인 수비에 비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이유였다. 그러나 독일 현지에서는 낮은 평점에 고개를 저었고, 마테우스는 "지난 시즌 몇 차례 실수들로 벤치에 앉아야 했다. 벵상 콤파니 신임 감독 아래에서 주전 기회를 잡았지만 실점에 빌미를 제공했고 경기 내내 패스 미스가 많았다"라며 지적했다.
김민재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난 로테이션을 싫어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멈춰 가야 할 때가 있고, 휴식으로 회복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너무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지만 개막전 치명적인 실수를 보완하지 못한다면 전반기부터 벤치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분데스리가와 세리에A 차이가 있고 전술과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 차이가 있다"라던 그는 "분데스리가 선수들 피지컬이 뛰어났다. 나보다 크고 피지컬이 좋은데 빠른 선수들이 있어 미칠 지경이었다. 처음에 힘들었지만 적응하면서 내가 하려던 플레이와 잘하는 게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고 빨리 생각해 보완하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분명 김민재는 숱한 어려움을 넘고 여기까지 왔다. "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둬서 우승하고 싶다"라며 뚜렷한 목표 의식을 말했다. 올시즌 우승 목표를 바이에른 뮌헨 주전으로 함께하려면 더는 치명적인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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