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최태원표 `리밸런싱`… 다음은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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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이 오는 11월 출범을 앞두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도 높게 추진하는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 들어서 크고 작은 매각 등에 나서는 가운데, 다음 수순으로 '그린'(친환경) 분야에서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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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신재생사업 39개 ↓
80조 확보… AI·반도체 집중투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이 오는 11월 출범을 앞두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도 높게 추진하는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 들어서 크고 작은 매각 등에 나서는 가운데, 다음 수순으로 '그린'(친환경) 분야에서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S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의 종속회사는 작년말 716개에서 올 6월말엔 667개로 49개 감소했다. 여러 사업군 중 태양광 관련 사업이 35개에서 9개로 대폭 줄었고 풍력 관련 사업이 10개서 4개, 신재생 관련 사업은 14개에서 7개로 각각 감소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화상으로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과 관련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 선택과 집중,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SK그룹이 리밸런싱의 다음 수순으로 그린 분야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태양광·풍력·신재생 관련 종속회사가 비교적 큰 폭 감소한 것도 이 일환이라는 게 재계 평이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그린 사업 자체를 축소하기보다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폐합 등에 나서면서, 군살은 매각을 통해 미래 투자자금으로 확보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예로 SK그룹은 수소 탄소·포집·저장(CCUS)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SK E&S가 담당한다.
계열사 매각 작업도 꾸준히 추진 중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 SK렌터카를 매각하면서 8000여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AI 등의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SK스페셜티 매각설과 관련해서는 지난 20일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특수가스 전문기업으로, 리밸런싱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분야는 '모집 줄이기'보다 SK㈜-SK디스커버리 계열의 '투 트랙'으로 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SK㈜는 최태원 회장,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계열로 구분되며 사업적으로도 SK㈜ 계열은 주로 신약 개발, SK디스커버리 계열은 백신 분야를 담당한다. 바이오 계열사들이 다수 상장돼 있는 만큼, 이들을 합병하기 위해서는 오너가 지분이 직·직접적으로 관여돼 부담도 적지 않다.
이러한 리밸런싱 과정은 미래 반도체 등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위한 포석이 될 전망이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고 AI·반도체에 집중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또 운영 개선을 통해 3년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포함됐는데 여기에는 조직 효율화 작업이 따라온다.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중복투자 해소 등을 위해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이천포럼 마무리 세션을 마치고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이 AI 벨류체인(가치사슬)"이라며 "빅테크들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간에 덜컹거리는 과정이 있겠지만 AI 산업은 우상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확고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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