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기차 공포' 부산소방, 화재 대비 합동 훈련
불 난 전기차에 소방수 뿌려 온도 낮춘 뒤 지상 수조에 옮겨 진화
지하주차장 진입 가능하도록 경형 펌프차 높이까지 조정
전기차 충전시설 갖춘 아파트 795단지 안전 조사 실시
인천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화재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신속한 화재 대응을 위한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이 있는 부산지역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등 예방과 점검 활동에도 나선다.
27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한 남성이 "불이야"라고 외친 직후 요란한 화재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뒤편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지하는 순식간에 뿌연 연기로 가득 찼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긴 호스를 지하층으로 내린 뒤 방사 장치를 이용해 전기차 바닥 부분에 물을 분사하기 시작했다. 호스에 연결된 '상방형 관창'이라는 장치는 물을 아래에서 위로 분사해 차량 하부에 있는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냉각시켰다.
차량 온도가 어느 정도 내려가자 소방대원들은 전기차를 '질식 소화 덮개'로 덮어 산소를 차단했다. 바로 옆에 주차된 전기차에도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질식 소화 덮개를 꼼꼼히 덮었다.
소방관들은 열화상카메라를 동원해 차량 온도를 확인했다.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온도가 내려갔다고 판단되자, 견인차로 차량을 외부로 옮기기 시작했다. 전기차를 옮기는 동안에도 경형 펌프차를 이용해 계속해서 물을 분사해 온도를 낮췄다. 전기차의 경우 초기 진화를 마치더라도 리튬 배터리 열폭주 현상 등으로 다시 불이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자 소방대원들은 탁 트인 야외 공간에 이동식 침수조를 신속하게 설치한 후 차량을 수조 안으로 옮겼다. 차량을 물에 담근 뒤에도 계속해서 물을 분사했다. 소방관들은 전기차 하부가 50㎝가량 잠긴 뒤에도 몇 분이 지나서야 불을 완전히 껐다고 선언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최근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비슷한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실전을 가장한 소방 훈련을 실시했다. 인력 70여 명과 배연차, 경형펌프차 등 차량 16대가 동원됐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차량 높이를 2.35m에서 2.19m로 조정한 경형펌프차가 투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대부분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높이가 2.3~2.7m인 점을 고려해 보다 수월하게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차량을 정비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예석민 전술훈련조정관은 "전기차 화재 특정상 열폭주 때문에 진화하더라도 재발화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중점에 두고 경형펌프차로 계속 물을 분사하면서 훈련을 실시했다"며 "지하주차장 높이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보니 펌프차 가운데 가장 높이가 낮은 경형펌프차의 높이를 조정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는 전기차 리튬 배터리의 열폭주를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소방수를 분사해 온도를 내린 뒤 화재 덮개로 산소를 차단하고 수조에 담가 냉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날 경우 좁은 폭과 주차된 차량들로 소방차 진입은 물론 내부에 이동식 침수조를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침수조를 갖춘 펌프차 역시 전국에 몇 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에서 완전한 소화까지는 어렵지만,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스프링클러 설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오는 10월 말까지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된 아파트 795단지를 대상으로 화재 안전 조사를 실시해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와 방화문 관리 상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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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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