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SNS 거물의 극과 극…페북 중립, 엑스 트럼프 지지, 텔레그램 체포

윤창수 2024. 8. 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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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접견하고 있다. 2013.06.18 청와대사진기자단

페이스북, 엑스(X·옛 트위터), 텔레그램 등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소셜 미디어(SNS) 최고경영자들이 극과 극 상황에 처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40)와 X의 일론 머스크(53)가 대조적인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저커버그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미국 공화당 의원이자 짐 조던 연방하원 법사위원장에게 기부금을 내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저커버그는 4억 달러(약 5300억 원)를 선거 관련 비영리 단체에 기부해 공화당으로부터 ‘저커박스’란 비난을 샀다.

당시 저커버그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투표 파행 사태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기부한다고 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을 돕기 위한 불공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던 의원은 저커버그를 표적으로 삼아 페이스북의 콘텐츠 검열이 공화당에 의미있는 정보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지난 대선 시기 페이스북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간부를 아버지에게 소개했다는 의혹으로 민주당은 러시아의 정보공작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와 관련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파벨 두로프

반면 일론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WSJ는 머스크의 X 게시물 가운데 정치적 용어가 포함된 것이 5년 전보다 230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5년 전 하루에 약 9개의 게시물을 X에 올렸지만, 현재는 일평균 61개를 게시한다.

2019년부터 머스크가 X에 올린 4만 2000건의 게시물과 대화를 WSJ가 분석했는데, 2019년에는 게시 내용의 3분의 2가 자동차 사업 또는 우주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머스크의 2200개 게시물 가운데 60%가 정치 또는 사회에 대한 것이었다.

과거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조 바이든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힌 머스크는 2022년 5월 “민주당은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되었으므로 더 이상 그들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X에 선언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440억 달러(약 58조원)를 들여 X를 인수한다.

머스크는 자신의 변화가 민주당 때문이라며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이유 없이 공격을 가하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차갑게 대해 11월 공화당에 투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4일 러시아 출신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40)는 프랑스 공항에서 체포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두로프의 체포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항의하자 “프랑스 영토에서 텔레그램 사장이 체포된 것은 진행 중인 사법 조사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이는 어떤 의미에서도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로프는 러시아 당국의 콘텐츠 내용 검열과 사용자 정보 요구에 반발해 모국을 떠나 현재 두바이에서 텔레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불어를 구사하고 프랑스 시민권자인 두로프는 휴가차 여자친구, 경호원과 함께 개인 제트기를 타고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에 내렸다가 체포됐다.

두로프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기관은 미성년자에 대한 폭력 예방을 위해 설립된 프랑스 경찰기관 오프민(OFMIN)이다. 오프민의 장 미셸 베르니고 사무총장은 두로프의 혐의에 대해 “사용자가 거의 10억명인 플랫폼(텔레그램)이 아동 성범죄와 싸우는데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로프의 체포는 국가 기관이 SNS에 가하는 여러 감독과 검열 가운데 제일 가혹한 조치로 표현의 자유와 감독권 사이에서 일어난 가장 최근의 사건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두로프가 20년 형을 받을 수 있다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표현의 자유를 옹호했지만, 저커버그는 ‘러시아의 저커버그’라 불리는 텔레그램 창업자의 곤경에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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