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포럼] 모빌리티 전환의 목표와 추진방향

2024. 8. 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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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한국교통연구원 모빌리티전환연구본부장

지난해 집계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3위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지만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로 계산된 GDP가 감소해 세계 10위권 재진입에 실패했다. 2022년에 미국 뉴스앤드월드리포트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이 전 세계인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국력 순위 인식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영국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실제적인 경제력과 사람들의 인식을 모두 고려했을 때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 국제사회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점차 나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 보장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교통학계 전문가들은 국민 누구든 경제적, 지역적, 신체적, 사회적 여건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기본적 교통서비스를 제공받아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교통권으로 규정하고 헌법에 기본권으로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돼야 저소득층, 낙후지역, 장애인, 소외계층을 위한 교통대책과 사회 통합을 위한 교통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모빌리티 혁신은 과거로부터 진행돼 온 교통 기본권 논의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과거 경제개발 초기와 성장기에 산업 발전을 위해 효율성 위주로 구축된 교통체계를 경제 성숙기인 현재 개별 이용자가 요구하는 모빌리티 요구사항에 맞추는 것이 모빌리티 전환의 큰 줄기라 할 수 있다. 모빌리티 전환의 목적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저렴하게 원하는 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보편적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현이다.

보편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우선 모빌리티의 저탄소화 및 자동화가 필요하다. 수송 수단의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수송 수단 기반의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 승용차 이용억제와 대중교통 활성화와 함께 근본적으로는 보행, 자전거와 같은 녹색교통 수단으로 개인 교통수단을 전환해야 한다.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현재의 수송수단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고 자율주행능력을 갖춘 자동차를 보급한다면 현재 교통체계가 가져온 많은 사회경제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모빌리티의 포용성을 증진해야 한다. 교통약자의 다양한 욕구와 필요를 고려해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교통약자가 단지 거동이 불편하거나 부자유스러운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 거주자, 실업자, 빈곤층, 여성, 이민자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다. 모빌리티 옵션도 이들 처지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나아가 교통약자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탑승하고 이동하며 하차할 수 있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이동이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모빌리티 전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가 너무 비싸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신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모빌리티가 너무 비싸서 구매력이 약한 교통약자가 구매할 수 없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빌리티의 가격이 적정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래 모빌리티 구축은 도시계획과 연계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주목해야 한다. 특히 도시개발에서 미래의 모빌리티는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한다. 개인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제약 없는 편리한 이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이동성이 확보된 모빌리티 허브 중심으로 집약적인 개발을 유도함으로써 도시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공교통수단의 이용률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모빌리티 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사회·경제·환경적 변화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과정이다. 이를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기틀이 될 것이다. 국민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모빌리티 전환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국민의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전환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보다 살기 좋은 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김영호 한국교통연구원 모빌리티전환연구본부장 ykim@ko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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