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등 국보급 미술품 한자리에…대구간송미술관 개관
서울 간송미술관의 첫 분관
지상 3층 총 8003㎡ 규모
첫 전시로 국보·보물전 열어
‘보이는 수리복원실’ 운영 눈길
“중·남부 지역 대표 미술관으로”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이날 오후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9월 3일 대구간송미술관을 정식으로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보화각)의 첫 분관이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서울의 간송미술관이 봄·가을 정기적인 기획전을 연다면, 대구간송미술관은 연중 내내 다채로운 상설·기획 전시, 교육·행사로 관객들을 찾아간다”며 “중·남부 지역의 미술 거점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시 시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 옆에 지하 1층~지상 3층에 총 연면적 8003㎡(약 2400평) 규모로 건립됐다. 이를 위해 앞서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대구광역시는 지난 2016년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술관 설립을 추진해 왔다. 총 사업비는 446억원으로 2022년 1월 착공해 올해 4월 준공됐다. 대구에 새로운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는 것은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 이후 13년 만이다.
개관을 기념하는 첫 전시로는 국보·보물전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가 9월 3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린다. 간송 전형필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문화유산인 ‘간송 컬렉션’을 대표하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과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신윤복의 ‘미인도’(보물) 등 국보·보물 40건 총 97점을 선보인다. 이는 그동안 간송미술관이 개최한 역대 국보·보물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백인산 대구간송미술관 부관장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서울 외 지역에서 전시하는 것은 발견 이후 84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실 1에서는 산수, 인물, 풍속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와 조선 문예를 대변하는 서적을 선보인다. 검은 비단에 금니(金泥·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로 그린 이정의 대나무 그림을 비롯해 정선·심사정의 산수화, 김홍도의 고사인물화, 신윤복·김득신의 풍속화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 작품이 소개된다. ‘금보(琴譜)’(보물) 등 조선 시대 학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책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실 4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불교미술과 도자기, 서예 작품들이 펼쳐진다. 추사 김정희의 ‘난맹첩’(보물)이 대표적이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공간도 눈길을 끈다. ‘보이는 수리복원실’은 문화유산들이 어떻게 수리·복원되는지 그 과정을 방문객이 창문 너머로 볼 수 있게 마련됐다. 전문 학예사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류 문화유산 수리복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도 제공한다. ‘간송의 방’은 연구자이자 예술가, 교육자였던 간송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유작 26건, 총 60점을 전시한다.
전 관장은 “대구간송미술관은 지역민들이 우리 문화를 쉽게 향유할 수 있고 문화보국 정신을 연결·확장하는 공간”이라며 “간송미술관이 지난 50년 동안 다뤄왔던 다양한 콘텐츠와 연구 주제를 토대로 다채로운 전시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등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가치확산에 기여하고, 대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중·남부지역에 문화적으로 공헌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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