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TL 글로벌 반응…'한국판 와우'로 자리매김할까
국내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던 엔씨소프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쓰론 앤 리버티)이 해외시장 출시를 앞두고 다시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부터 지난달 글로벌 OBT(공개 베타테스트)까지 수많은 피드백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맞게 담금질한 결과다.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했던 국내 MMORPG의 문법과 달리, 패스 시스템을 주된 매출 모델로 삼은 TL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와우)에 버금 가는 '지속가능한 게임'이 될 전망이다.
해외 유저와 전문가들도 TL의 게임성과 운영에 후한 평가를 준다. 글로벌 게임 전문미디어 'MMORPG.COM'은 "다른 MMORPG에선 느끼지 못했던 몰입감을 주는 놀라운 그래픽"이라고 평가했다. 'IGN'은 "세밀한 묘사로 가득한 월드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게 진행된다"고 했다.
레딧 등에 올라온 유저 평가에는 "솔로, 협동, 오픈월드 방식의 던전, 레이드, 월드보스 등 다양한 PVE(플레이어 대 몬스터) 콘텐츠와 함께 메인 스토리를 완료한 후에도 꾸준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성전 같은 광범위한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전투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최고 사양의 설정으로 프레임 저하 없이 원활히 실행되는 놀라운 게임"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엔씨의 실적 악화는 리니지 리마스터, 리니지M, 리니지W 등 그 동안 라인업 전반에 만연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피로도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아울러 리니지를 모방한 '리니지 라이크'가 범람하면서 가뜩이나 좁은 국내 시장의 고객 수요가 분산된 영향도 있었다.
TL에는 엔씨가 보유한 모든 MMORPG의 장점이 고스란히 투입됐다. 특히 모든 필드와 던전을 오갈 때 로딩에 따른 화면의 단절이 없는 '심리스 월드'가 구현된 '부드러운 연출'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TL'은 모든 개발진이 심혈을 기울여 엔씨의 모든 기술을 집약시킨 게임"이라며 "그동안 다양한 MMORPG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TL을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리니지 시리즈와 확률형 아이템으로 고착화된 이미지 개선 역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최근 정부와 국회 등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확률형 아이템 외의 BM(사업모델)에서는 성공 사례가 아직 없었다. 때문에 TL이 새로운 BM 성공사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엔씨 내부의 기대감도 나온다.
TL 과금 모델은 와우의 정액제와 같은 '구독형 배틀패스' 위주로 구성됐다. 배틀패스 구매 수단은 게임 내 재화인 '루센트'로 살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기에 유저들의 만족도가 높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여전히 리니지 라이크 스타일의 과도한 과금모델과 트렌디하지 못한 게임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는다"며 "게임 개발력은 물론 과금모델 변화에 대한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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