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직전에도 트럼프 욕하더니’…케네디는 누구?
[앵커]
미국 정치 명문가죠, 케네디 가문 출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케네디 가족들은 가문의 수치라며 비난하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로버트 F 케네디가 트럼프 지지 선언을 했는데, 지지선언 하기 직전에도 트럼프를 끔찍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었죠?
[기자]
무소속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케네디 주니어는 지지 선언하기 불과 1주일 전에도 방송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미국 무소속 대선 후보/7월/CNN : "저는 트럼프가 끔찍한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해요. 트럼프는 정부가 해적 같은 사람들에게 협조하도록 합니다."]
특히 트럼프가 집단 괴롭힘에 앞장서는 것 같은 모습이 가장 거슬린다고 했는데요.
또, 외국인 혐오증을 가진 편견에 호소하는 깡패라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역시 케네디를 향해 케네디 가문의 가장 멍청한 구성원이며 민주당의 식물이라고 폄하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케네디가 트럼프 지지선언을 한 직후 애리조나에서 열린 공동유세에서 케네디는 공화당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등장했습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미국 무소속 대선 후보 : "우리를 전쟁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미국의 중산층을 재건해 줄 대통령을 여러분은 원하지 않습니까?"]
케네디 주니어는 불법이민 문제 등에서 트럼프와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등 일부 경합주의 투표 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삭제하도록 할 뿐, 후보 등록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요.
트럼프 당선 시 케네디가 내각에 입성할 것이라는 예측과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 뒤 독자 정당 창당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온 케네디 가족들은 이 같은 선택에 강하게 비난하고 있죠?
[기자]
트럼프를 지지한 데 대해 형제·자매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가문의 가치를 배반한 일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자매들은 이미 과거에도 민주당 지지를 분명히 하면서 케네디 주니어와 뜻을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었는데요.
[케리 케네디/케네디 주니어 여동생/4월 : "우리는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를 4년 더 재선시키는 것이 미국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가족들은 지난해 케네디 주니어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의미 없다며 외면했는데, 트럼프 지지 선언을 공식화하자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케네디 주니어의 동생인 맥스 케네디는 형을 무시하고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LA 타임스에 기고했습니다.
또, 케네디 주니어가 해리스 측에 장관직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트럼프와도 같은 거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케네디가는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가문인데,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케네디 주니어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입니다.
또 1968년 대선 경선 도중에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인데요.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가 경합하고 있을 때는 제3후보론을 내세우면서 한때 1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얻기도 했습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미국 무소속 대선 후보 :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트럼프를 지지하든 바이든을 지지하든, 저는 모든 미국인에게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보게 된다면, 이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것이고, 서로 함께 사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해 4월 민주당에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6개월 뒤 무소속으로 방향을 틀었고, 결국 트럼프 지지선언을 한건데요.
54년생인 케네디 주니어는 환경을 파괴하는 여러 대기업과 싸워 온 환경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는 여러 면에서 뜻을 달리 해왔는데요.
총기 규제를 찬성하고, 백신 접종을 반대해 왔습니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경쟁 당시 두 후보 모두에 거부감을 느끼는 많은 유권자들이 케네디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사실인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로 후보가 바뀌면서 케네디의 지지율도 점차 하락해 거취를 고심해 왔습니다.
[앵커]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선언이 실제 대선 판세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게 될까요?
[기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5%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케네디가 트럼프 지지선언을 하면서 이 표가 누구에게로 향할지가 관건인데, 비교적 트럼프에 유리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는 케네디 표가 트럼프 쪽으로 더 많이 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건데요.
애리조나와 조지아 등 이른바 선벨트 경합주에서는 트럼프와 해리스가 거의 비슷하게 케네디 표를 나눠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합주에서 케네디의 지지가 트럼프에게 다소 유리해 보이긴 하지만,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가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집하게 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앞으로 나오는 여론조사를 관심 깊게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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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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