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서 폭우에 댐 붕괴···20개 마을 물에 휩쓸리며 수백명 실종
아프리카 수단 동부에서 폭우로 댐이 무너져 물이 인근 마을을 덮치면서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수단 동부 홍해주의 아르바트댐이 전날 붕괴돼 인근 마을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리며 수십명이 숨지고 다수가 실종됐다. 이 지역에선 최근 집중호우가 수주째 이어졌다.
유엔은 이번 댐 붕괴로 20개 마을이 물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알타히르는 현재까지 최소 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종자가 많아 실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가 150~200명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목격자들은 댐이 무너지면서 많은 주택이 물에 휩쓸렸고 차가 떠내려갔으며 주민들이 높은 지대로 대피했다고 증언했다. 홍해주 상수도 당국 책임자는 “피해를 입은 일대는 현재 (제 모습을) 알아볼 수조차 없는 상태”라며 수도관과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붕괴된 아르바트댐은 홍해 항구 도시 포트수단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져 있으며, 포트수단의 주요 담수 공급원이다.
수단 보건부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장마로 전국 곳곳에서 수해가 이어지면서 10개 주에서 최소 132명이 숨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3만1666가구, 12만9650명이 수해 피해를 입었다. 수단에선 매년 6~10월이 장마철이며, 홍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와중 수해 지역을 중심으로 콜레라도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단에서 지난해 6월 이후에만 1만1327건의 콜레라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1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단에선 이런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17개월째 지속된 내전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의 무력 충돌이 시작됐고, 양측의 분쟁으로 수만여명이 숨졌다. 내전으로 집을 떠난 피란민은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220만명이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산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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