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망자 97%, ‘위험신호’ 보냈지만… 24%만 인지

염현아 기자 2024. 8. 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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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97%는 사망하기 전 주변에 위험 신호를 보였지만, 대부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27일 공개한 '자살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 중 96.6%는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지만,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그쳤다.

이번 분석은 유족 1262명을 통해 얻은 자살 사망자 1099명에 대한 심리부검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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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생명존중희망재단, 최근 9년간 자살 사망자 심리부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 지난해 9월 10일 서울 마포대교에 '한번만 더' 동상이 설치돼 있다./뉴스1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97%는 사망하기 전 주변에 위험 신호를 보였지만, 대부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27일 공개한 ‘자살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 중 96.6%는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지만,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그쳤다. 이들이 가장 많이 보인 경고신호는 사망 1개월 이내엔 감정상태 변화(19.1%), 주변정리(14%) 행동이 많았다. 사망 1년 이상 전부터는 수면상태 변화(26.2%)와 자살에 대한 언급(24.1%) 순으로 많았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가족·지인의 진술과 고인의 기록을 바탕으로 사망자의 심리·행동 양상과 변화를 들여다보고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방법이다. 이번 분석은 유족 1262명을 통해 얻은 자살 사망자 1099명에 대한 심리부검 자료다.

심리부검 대상이 된 자살 사망자는 남성이 64.7%, 여성이 35.3%였다. 평균연령은 44.2세이고 1인 가구는 19.2%로 나타났다. 회사 또는 사업자에 고용된 피고용인이 38.6%로 가장 많았고, 소득 수준이 월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이 46.5%로 절반 가까이 됐다.

자살 사망자가 겪었던 스트레스에서도 금전적인 문제가 컸다. 자살 사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년기(35~49세, 356명)는 직장 동료와의 문제와 사업 부진·실패, 부채 등으로 힘들어했다. 그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청년기(34세 이하)는 실업자 비율이 높았고, 구직으로 인한 직업 스트레스 경험 사례가 비교적 많았다.

중년기(50~64세)는 실업자 비율이 청년기 다음으로 높았다. 퇴직이나 은퇴,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았다. 65세 이상 노년기는 다른 생애주기보다 대인관계 단절 비율이 높았고, 만성질병으로 인한 신체건강 스트레스, 우울장애 추정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살 사망자들의 유족들도 사별 후 변화를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의 98.9%는 사별 후 심리·행동(97.6%), 대인 관계(62.9%), 신체 건강(56.5%), 가족 관계(52.2%) 등에서 변화를 경험했다.

자살을 떠올리는 ‘자살 사고’는 56.3%가 경험했고, 심한 우울(20.0%), 심각한 불면증(33.1%) 등 다른 정신 건강 관련 문제도 겪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심리부검을 통해 파악한 자살위험 요인을 향후 자살예방 정책의 근거로 활용하겠다”며 “자살시도자를 비롯한 자살 고위험군이 보내는 경고신호에 대한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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