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야권의 ‘호남 쟁탈전’…“경쟁할 때 아냐” VS “경쟁이 지역을 살린다”
10·16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호남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가 민주당을 ‘고인 물’에 비유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진보세력의 조기 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혁신당은 이번 재선거를 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는 호남에서 ‘민주당이니까 찍어달라’, 또는 그 반대로 ‘민주당만 찍어주지 말고 우리도 찍어달라’는 낡은 접근법을 벗어날 때가 됐다”라며 “민주당은 호남의 발전과 비전을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호남대표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조국 혁신당 대표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조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독점 상태”라며 “고인 물은 썩기 때문에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4·10 총선에서 비례대표 호남 득표율 1위를 기록한 혁신당은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혁신당의 경쟁 의지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포착된다. 전남이 지역구인 박지원 의원은 SNS에 “호남은 고인 물이 썩는 곳이 아니다”라며 “‘정권교체 후 총선부터 경쟁’ 혹은 또 다른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독주를 목전에 두고 10월 지방 재보선부터 경쟁구도로 가면 진보세력의 분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의 호남 대표 의원으로서는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곡성과 영광 등에서 만나본 민심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지역을 살린다”고도 말했다.
혁신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곡성·영광 재선거를 당 차원에서 총력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당은 이번주 열리는 의원 워크숍도 곡성·영광에서 개최하며 선거 승리의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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