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의 연극 도전, 엔젤스 인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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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내 정체성을 억압할 때, 자기 자신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사회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억누르고마는 인간은 어떻게 무너지나.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새천년을 앞둔 불안의 시대에 동성애자, 흑인, 유대인, 모르몬교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장대한 3시간 20분 분량(인터미션 포함)이지만, 유명 번역가 황석희가 새로 한국어로 옮기면서 2021년 국립극단 초연 때보단 상연 시간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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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인종 등 차별 문제 다뤄
갈등 와중에 풍자·코믹 요소도
모르몬교 등 낯선 소재는 장벽
다음달 28일까지 LG아트센터
이번 국내 제작 버전은 스타 배우들의 첫 연극 도전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드랙퀸(여장 남자)으로 살아왔으나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는 월터 역을 유승호·손호준이 맡았다. 투병하는 월터를 외면하고 방황하는 애인 루이스 역은 이태빈·정경훈, 모르몬교도로서 동성애 성향을 억누른 조셉 역은 이유진·양지원, 약물에 중독돼 공상에 빠져 살다 남편 조셉과 갈등하는 하퍼 역은 고준희·정혜인이 연기한다. 악명 높은 변호사이자 또 다른 에이즈 환자 로이 역은 이효정·김주호, 흑인 드랙퀸 벨리즈 역은 태항호·민진웅 등이 소화한다. 장대한 3시간 20분 분량(인터미션 포함)이지만, 유명 번역가 황석희가 새로 한국어로 옮기면서 2021년 국립극단 초연 때보단 상연 시간이 줄었다.
길고 어려운 대사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배우들에겐 도전으로 보였다. 지난 8일 무대 위의 유승호는 특유의 저음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도 마다치 않고 호들갑을 떨며 캐릭터를 보여줬다. 월터는 병증으로 시들어가는 비련 외에 자기애가 확실한, 슬픔과 코믹함을 모두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유승호는 거침없이 욕을 내뱉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대사 전달력이 아쉬운 때도 있었다. 심약해졌다는 설정에 비해 힘이 넘쳐 보이고 근육질 몸매를 드러낸 점도 일관적인 캐릭터 해석은 아니었다. 유승호뿐 아니라 배우들마다 긴 대사를 소화할 때 아슬아슬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셉의 어머니이자 극 중간중간 감초처럼 등장해 랍비, 의사 등의 일인다역을 소화한 연극배우 방주란은 안정적인 대사 전달과 연기가 돋보였다. 실제 부자지간인 배우 이효정과 이유진도 부딪치는 역할이 많은데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몰입 장벽은 단순히 배우 연기력 탓이라기보다, 지금 여기와는 먼 시공간의 문제도 있어 보였다. 초연 이후 30여 년이 흘렀지만, 당시의 미국 경제 상황과 종교 문제가 중요한 소재로 나온다. 이에 무대 위 배우들도 ‘그 시절 그곳의 사람인 척’을 해야 하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였다. 많은 이야기와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채 뚝 끊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국내 초연 때 총 8시간 분량의 1·2부로 전개했는데, 이번엔 1부만 제작됐다. 신유청 연출은 지난달 취재진과 만나 “이 배우들도 길게 데려갈 수 없고, 파트1을 한 후에 파트2를 가야 할 것 같다”며 “그 언젠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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