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 이득이 되는 정보를 주자"는 실험, 통했다

김예리 기자 2024. 8. 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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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디어의 미래] 이명림 한국경제 디지털라이브부장
'한경 글로벌마켓' 성장에 "해외투자 수요와 기자 역량, 회사 결단 맞물려"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지난 2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 중인 이명림 한국경제 디지털라이브부장. 사진=김예리 기자

“루머가 아니라 미국 경제지나 유력 투자회사처럼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추려 정리해주는 채널.”

'한경글로벌마켓' 유튜브 채널 구독자의 한 줄 평이다. 한국의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3년 전부터 '한경글로벌마켓'이 '한국경제'란 이름보다 선명하게 자리잡았다는 반응이다.

'서학개미들의 넘버원 투자 채널'을 표방하는 한경글로벌마켓은 언론사로 처음 뉴욕 스튜디오를 차려 해외 장세를 실시간 분석했다. 미국증시 마감 뒤(한국시간 오전 7시) 진행하는 김현석 특파원의 '월스트리트나우'와 김종학 특파원의 '오늘장 10분만' (오전 6시), 개장 직후 '미·나·리'(밤 10시 30분·미국주식나이트리포트)가 플랫폼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경제 유튜브 전략을 총괄하는 이명림 디지털라이브부장은 지난 20일 한경글로벌마켓 채널이 성장한 배경으로 기자들의 역량, 회사의 결단이 맞물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시점에 “독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정보를 주자는 원칙”에 충실했다는 설명이다. 한경글로벌마켓은 유튜브 구독자 수 52만 명을 넘겼고, 2022년 6월 로그인월(로그인 장벽)을 도입했다. 최근엔 유료 멤버십을 열었다. 멤버십 이름은 기자에게 '뉴욕 버거 사주기'. “공짜로 보기 미안하다”는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명림 부장은 오는 9월 4~5일 열리는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수익 다각화: 멤버십, 유료화' 세션에서 발표한다. 지난 20일 이 부장을 서울 중구 한국경제 사옥에서 인터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한경 글로벌마켓' 소개 유튜브 배너.

- 한경글로벌마켓 유튜브 운영을 결정한 계기는?
“김현석 뉴욕 특파원(현 글로벌마켓부장)으로 인해 시작된 셈이다. 김 특파원이 뉴욕에서 매일 '해외주식 라운지' 코너로 장세를 정리하는 기사를 썼다.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니 독자들이 '미국 장 흐름 분석해주는 좋은 글이 있었는데 없어졌다'며 그를 찾았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매일 장세 분석을 전하고 실시간 유튜브도 진행했다. 김 특파원이 한국에서 시차 바뀐 생활을 한 건데, 길게 갈 수 없겠더라. 회사가 그를 다시 현지로 보냈다. 유례없이 실시간 장세 분석만을 위한 기자를 파견했다. 회사도 과감한 투자를 했다. 뉴욕에 기자와 PD 등 총 6명을 두고 24시간 생방송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그리고 2021년 9월 유튜브 채널과 한경닷컴 내 한경글로벌마켓 사이트를 열었다.”

- 당시 언론사 가운데 해외 장세 분석 콘텐츠가 없었나?
“없었다. 김 특파원이 유일했고 그래서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신문에도 주식 코너는 있지만 모두 삼성전자 얘길 하지,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얘기하지 않았다.”

- 당시 코로나19 국면에서 해외 투자의 장이 열렸다.
“2020년에 주식이 폭락하고 '동학 개미 운동'이라며 주식 광풍이 불었다. 너도나도 계좌를 만들었다.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은 규모도 작고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한계를 느꼈다. 회사가 해외 주식 투자를 적극 장려하자는 방침을 정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을 '한국경제'에서 '한경글로벌마켓'으로 바꿨다. 예전엔 이색 산업 현장에 가고 맛집에 갔다면 이제 해외 재테크에 파고들었다. 뉴욕에 스튜디오를 짓고 방송 장비도 보냈다. 도쿄, 실리콘밸리, 워싱턴, 베이징에서도 모든 특파원이 갑자기 방송 준비를 하게 됐다.”

▲'한경 글로벌마켓' 코너 중 하나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라이브 방송 화면. 유튜브 '한경 글로벌마켓' 갈무리

- 디지털라이브부 구성은 어떻게 되나. 뉴욕 스튜디오와 한국 사무실은 어떻게 소통하나?
“디지털라이브부장은 전체 유튜브 전략과 실무를 담당한다. 한경은 크게 △한경 코리아마켓 △한경 글로벌마켓 △집코노미 등 3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글로벌마켓부엔 해외 특파원이 있고, 한국에선 국제부와 증권부 기자 40명이 해외 종목 기사를 쓴다. 글로벌마켓 PD 총 4명 중 2명은 뉴욕에 상주한다. 기자들이 콘텐츠를 기획, 구성하고, PD가 촬영, 편집, 엔지니어링까지 담당한다. 뉴욕 송출은 뉴욕에서 모두 컨트롤한다. 24시간 카카오톡으로 연락한다.”

- 증권사나 개인이 아니라 언론사가 정기적으로 정보를 전한다는 점이 영향력과 공신력을 더한다. 콘텐츠를 총괄하며 저널리즘 측면에서 정한 원칙이 있나?
“목표가 명확했다. 독자들이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것, 경제를 앎으로써 계좌가 더 풍성해지는 것이다. '내가 할 수고'를 기자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무슨 종목을 사라 권유하지 않는다. 단지 프리즘을 거치고 거른 정보를 전달한다.”

- 본래 편집기자다. 다루는 매체가 신문에서 유튜브 영상 미디어로 급격하게 바뀌었는데.
“기자라는 업의 본질이 어떤 이슈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응하는 일이다. 20년 간 편집기자로 솔루션을 찾는 역할을 했고, 바뀐 직무도 그런 관점으로 대했다. 신문의 헤드라인을 찾는 일에서 지금은 지금은 유튜브 전략과 영상 이야기를 구성하는 쪽으로.”

▲유튜브 채널 '한경 글로벌마켓' 동영상 인기순 갈무리.

- 한경글로벌마켓이 독자들의 해외 투자 방식을 바꾼 점을 언제 느끼나?
“반도체 뉴스를 본 사람들이 삼성전자보다 엔비디아를 먼저 떠올린다. 달러 환율이 오르면 사람들이 '내 주식 환차익'을 연결해 생각한다. 해외 주식 중심으로 사람들의 마인드 셋이 바뀌었다. 소수가 향유하던 투자 장르를 대중화했다.”

- 손익분기점은 언제 넘었나. 로그인월 도입 계기는?
“손익분기점은 2023년 하반기부터 한경글로벌마켓 영상에 배너 광고가 들어오며 넘었다. 로그인월은 2022년 5월부터 추진해 6월에 도입했다. 한경글로벌마켓이 급성장했는데 이게 '한국경제 것'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들인 콘텐츠를 우리 매체 안에서 소비하게 하자는 뜻으로 로그인월을 했다.”

- 페이월을 비롯해 앞으로 운영 목표는?
“페이월이 목표지만 급작스럽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한경글로벌마켓 영상에 배너 광고가 들어온다. 고정 시청층에 자기 브랜드를 노출하려는 기업들이 있다. 충실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고정 고객을 확보하면 수익은 다른 데서도 채울 수 있다. '공짜로 보기 미안하다'는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을 길게 잡았다. 최근 유튜브 멤버십을 열었다. 이름은 '뉴욕 버거 사주기'. 기자에게 월 4990원, 점심 한 끼 사주자는 응원의 개념이다. 가입자들에게 1~2주 정도 먼저 인터뷰 콘텐츠를 먼저 공개한다.”

(이명림 한국경제 디지털라이브부장은 9월4~5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에 출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편집자 주)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 → www.mediafutu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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