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성난 한국인...국민 절반은 울분 상태, 30대 특히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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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국인의 절반가량은 장기적인 울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조사에 비해 울분을 겪는 비율은 조금 낮아졌지만 노년층보다 젊은이들의 울분 상태가 높고 울분 수준이 '자살 생각'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 심각한 수준의 울분(2.5점 이상)을 겪는 비율은 30대에서 13.9%로 가장 높게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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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녀 49.2% '장기적 울분 상태'
울분 점수 높을수록 '자살 생각' 더 많이
올해도 한국인의 절반가량은 장기적인 울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조사에 비해 울분을 겪는 비율은 조금 낮아졌지만 노년층보다 젊은이들의 울분 상태가 높고 울분 수준이 '자살 생각'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2~14일 전국 성인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 방안을 위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주요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울분을 부당하고 모욕적이며 신념에 어긋나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요약했고, 분석에는 독일 정신의학자 마이클 린든 등이 개발한 '외상후울분장애 자가측정 도구'를 활용했다. 울분 수준은 1.6점 미만(이상 없음), 1.6점 이상∼2.5점 미만(중간 수준), 2.5점 이상(심각 수준)의 세 구간으로 나누고 1.6점 이상을 '장기적 울분 상태'로 제시했다.
응답자의 50.8%는 1.6점 미만이었지만 39.9%는 중간 수준, 9.3%는 심각 수준 울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거의 절반인 49.2%가 장기적 울분 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전에 세 차례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면 2020년(47.3%)보다는 높고 2018년(54.6%)과 2021년(58.2%)에 비해서는 낮다. 다만 2019년 독일에서 같은 조사 도구로 측정된 일반인 장기적 울분 상태(15.5%)와 비교하면 여전히 우리는 독일 국민보다 세 배 이상 울분에 찬 상태다.
연구팀은 울분의 이유를 ①인구 사회적 요인 ②건강 격차의 주관적 결정 요인 ③스트레스 노출 요인 ④기본 신념과 태도 요인(공정세계신념) ⑤스트레스 대처 요인으로 압축했다. 이 중 인구 사회적 요인에 따른 울분 수준은 연령대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올해 조사에서 심각한 수준의 울분(2.5점 이상)을 겪는 비율은 30대에서 13.9%로 가장 높게 측정됐다. 30대는 이상 없음(1.6점 미만) 비율도 45.7%로 40대(45.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비율은 18~29세도 11.4%로 높았고, 가장 낮은 연령대는 60대(3.1%)였다.
주관적 건강 수준과 울분 사이에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낮게 볼수록 울분 점수가 높아지는 '부의 상관 관계'가 나타났고, 최근 1년간 부정적 사건을 하나라도 경험한 이들도 울분 점수가 상승했다.공정세계신념의 경우 60대에서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 점수가 3.42점으로 가장 높았고, 2030 세대는 3.13점으로 가장 낮았다. 또한 자신을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들은 이 점수가 3.28점으로, 상층(3.86점)이나 중간층(3.63점)이라 인식하는 이들보다 훨씬 낮았다.
울분과 주요 정신건강 지표인 자살 생각 사이에는 높은 상관성이 확인됐다. 심각한 울분(2.5점 이상)을 겪는 10명 중 6명(60.0%)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이상 없음(1.6점 미만)에서는 자살 생각 관련 응답률이 9.0%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 문제 예방과 관리가 특별히 요구되는 사회가 한국"이라며 "우울과 불안 등 기존 지표에 더해 울분처럼 현실적이고 현저한 정서 상태를 함께 다루는 전향적인 노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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