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부동산 과열에 입시경쟁 지적 "자녀가 학교 갈 때 강남 진입해"

이남의 기자 2024. 8. 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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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원인으로 입시경쟁 현상을 지목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 폐회사에서 과열된 입시경쟁이 완화되면 부동산 가격을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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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원인으로 입시경쟁 현상을 지목했다. 교육열에서 파생된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켰다는 진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 폐회사에서 과열된 입시경쟁이 완화되면 부동산 가격을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서울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교육 문제를 짚었다. 이 총재는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울로, 강남으로, 주택 구입이 어려우면 전세로라도 진입하려 한다"며 "다음 세대도 같은 목적으로 진입을 기다리다 보니 초과수요가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제나 다른 정책 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집주인은 전셋값 인상으로 전가하면 그만이니 해결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이날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와 관련해선 "나쁜 균형에서 빠져나오려면 파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이나 법 제도를 손대지 않더라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교수님들이 결단만 해준다면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나쁜 균형에서 벗어나는 단초를 제공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정지역의 입학생 비율, 사실상 서울 또는 강남지역 입학생 비율이 학령인구 비율의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정도로만 제도를 추진한다면 현재 학과별 선발제도의 틀을 유지하더라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님들의 결단으로 변화가 시작돼 대치동 학원들이 전국으로 분산되고 지방의 중고등학생이 입시를 위해 서울로 이주해올 필요가 없어지길 바란다"며 "이렇게 되면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더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장기 구조개혁 과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 수십년간 누증돼 이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 정부의 단기 거시정책의 선택을 제약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동결 결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금통위 결정이 현상황에서 옳은 결정이었는지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현상황에서의 최적 결정이 무엇인지만 관심을 두고 왜 우리가 금리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제가 지금 고민하는 것은 왜 수도권 부동산이 떨어지지는 않고 조그만 충격에도 급등하는 구조가 됐는가 하는 문제"라며 "수도권 부동산, 특히 강남 부동산에 대한 초과 수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요의 근저에는 입시경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정부가 한은 제안을 받아들이길 기대했다. 그는 "구조적인 제약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시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는 지난 20년과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정부가 지난 20년 추세를 처음으로 바꿔주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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