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로 ‘쾰른’ 나들이? 회원사 지원·소통 없는 게임산업협회, ‘게임스컴’서 무엇을 했나 [쾰른 취재석]

김민규 2024. 8. 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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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지원하거나 도움 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현장 부스에서 만난 게임업계 한 사업 담당자는 "게임협회장을 비롯해 직원, 유관기관 관계자도 게임스컴에 왔더라. 시연 부스를 연 게임사 홍보팀보다 많은 인원이 온 것 같다"며 "그런데 회원사를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해외시장 개척에 구심점 역할을 해도 모자를 판에 단체로 쾰른 관광을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지난해 '게임스컴'에도 참가해 지스타를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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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4’ 지스타 홍보 부스. 사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쾰른=김민규 기자] “협회가 지원하거나 도움 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에서 만난 복수의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뱉은 푸념이다. 협회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설립해 유지해 나가는 모임’이다.

국내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게임산업 진흥 및 대정부, 대고객 창구 역할을 위해 만든 협회가 있다. 바로 한국게임산업협회(게임협회)다. 등록된 회원사만 70곳이 넘는다. ‘게임산업 위상 정립’이란 비전 아래 ▲게임업계 사회적 책임 수행 ▲상호협력과 공정한 경쟁문화 확립 ▲해외시장 개척 공조 ▲게임산업의 국가경제 문화적 위상 제고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게임스컴’에는 역대 가장 많은 국내 게임사가 참가했다. 넥슨, 펄어비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모두 회원사다. 수많은 회원사가 ‘게임스컴’ 한가운데 대규모 시연 부스를 열고 ‘K게임’의 우수성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 ‘서구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세계 각국의 게임업계 관계자, 미디어, 관람객 맞이에 분주히 움직였다. 정작 회원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공조하겠다던 게임협회는 빠져 있다. 협회가 내건 주요과제가 ‘보여주기 식’에 그쳤다는 것을 방증한다.

현장 부스에서 만난 게임업계 한 사업 담당자는 “게임협회장을 비롯해 직원, 유관기관 관계자도 게임스컴에 왔더라. 시연 부스를 연 게임사 홍보팀보다 많은 인원이 온 것 같다”며 “그런데 회원사를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해외시장 개척에 구심점 역할을 해도 모자를 판에 단체로 쾰른 관광을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사진 | 연합뉴스


그나마 게임협회도 한 일은 있다. ‘게임스컴’ 전시장에 매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G-STAR) 홍보관을 열고, 해외 게임사 및 관람객 유치에 나섰다. 협회는 지난해 ‘게임스컴’에도 참가해 지스타를 홍보했다.

여기서 성과에 대한 물음표가 생긴다. 지난해 지스타를 다녀왔지만, 전시관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유럽 등 서구권 게임사 부스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관람객을 만나는 BTC(기업과 개인)관 부스는 국내 회원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 해외 게임사들이 얼마나 참여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뿐만아니라 ‘게임스컴’ 성과를 공유하지도 않는다. 성과가 있었다면 국내 취재진과 일부러라도 시간을 만들어 인터뷰 또는 브리핑을 진행했을 텐데 그 조차도 없다.

지스타 부스 앞에서 만난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 겸 게임협회장은 “한국 게임사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회와 지스타 조직위도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게임스컴’에서 국내 게임사 스스로 K-게임의 잠재력과 IP(지적재산권)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크래프톤 ‘인조이’·‘다크앤다커 모바일’ 넥슨 ‘카잔’ 등 해외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어냈다. ‘인조이’는 시연 대기줄만 5시간을 기다려야 했을 정도였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천이 관건이다. 내년에도 ‘게임스컴’은 열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IP 인지도 제고를 위해 국내 게임사들이 참가했을 때 게임협회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찾는 것이 제1 과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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