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에 ‘영끌’ ‘빚투’나선 2030···상반기 주담대 13조원↑

김경민 기자 2024. 8. 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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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연 4.42~6.29% 금리를 알리는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근 주담대 증가 규모는 0%대 초저금리로 ‘영끌’이 절정이던 2021년 8월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며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전 연령대 중 20·30대의 주담대 증가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면서 청년층의 ‘영끌’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하나·신한)의 주담대 잔액은 449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2조9000억원 늘었다. 주담대가 2조8000억원 늘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년도 안돼 주택대출이 가파르게 불어난 것이다.

주담대 상승을 주도한 것은 2030세대였다. 올 상반기 40대와 50대의 주담대 잔액은 각각 8조1000억원, 6조8000억원 늘었는데, 20·30대의 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주담대 증가 폭의 약 40%를 차지한 것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전년에는 유일하게 2030세대에서만 주담대가 전년대비 감소(-3조9000억원)했었다.

전세사기의 충격으로 전세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청년들의 전세 자금 대출 수요는 높았다.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전세 대출잔액은 110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00억원 줄었는데, 20·30대의 전세 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2조원이 늘어났다. 1년 전보다 전세 대출잔액이 늘어난 것은 전 연령대 중 20·30대가 유일하다. 주담대를 비롯해 전세 대출까지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의 중심엔 청년층이 있는 셈이다.

이처럼 청년층의 주택 관련 대출이 불어난 것은 금융당국 압박으로 주담대 금리가 인하돼왔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서민의 부담을 이유로 은행에 금리인하를 요구해왔는데, 실제로 지난해 1월 4.58%에 달했던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12월 4.16%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수도권 집 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금리인하와 맞물려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영끌’과 ‘빚투’ 심리가 커진 것이다. 최근엔 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출 관리를 촉구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함에도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차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방향 잃은 막무가내식 관치로 청년들이 다시 부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관치 금융이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같은 금융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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