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대학 진학률 격차 좌우하는 75%는 ‘부모 경제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상위권 대학의 진학률 격차는 학생의 잠재력보다는 주로 사회경제적 배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실증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부모의 소득 수준과 거주지, 학생의 잠재력 변수를 교차 비교한 모형으로 상위권대 진학 결과를 분석했다.
상위권대 진학률 격차 중 약 25%는 학생의 잠재력, 나머지는 75%는 '부모의 경제력 효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위권 대학의 진학률 격차는 학생의 잠재력보다는 주로 사회경제적 배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실증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소득층 학생이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중심지 거주를 통해 대학 입시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대학 입시 과열과 사회경제적 대물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상위권대의 전면적인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했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부모의 소득 수준과 거주지, 학생의 잠재력 변수를 교차 비교한 모형으로 상위권대 진학 결과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2005년 당시 중학교 1학년생을 매년 추적 조사한 데이터(한국교육종단연구 원시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의 중1 때 수학 과목 점수(학생 잠재력)와 2012년 재학 대학을 비교한 것이다. 상위권대는 서울 소재 8개대와 전국의 의대·치의대·한의대·수의대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학생 본인의 잠재력보다는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사교육비 등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상위권대 입학생의 서울 출신 쏠림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실증 분석 결과를 보면, 소득 수준 최상위층(상위 20%·5분위)의 상위권대 진학률은 차상위층(4분위)보다 1.5배, 최하위층(1분위)보다 5.4배 높았다. 특히 학업 능력이 동일한 경우에도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상위권대 진학률에 큰 차이가 났다.
소득 상위 20%와 나머지 하위 80%를 비교했더니, 학생 잠재력이 똑같이 최상위 수준이어도 소득 최상위층은 상위권대 진학률이 20.4%로 하위그룹(10.7%)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상위권대 진학률 격차 중 약 25%는 학생의 잠재력, 나머지는 75%는 ‘부모의 경제력 효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서울-비서울 간 진학률 격차도 뚜렷했다. 2018년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 출신은 전체 일반고 졸업생의 16%지만 서울대 진학생의 32%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서울 ‘강남 3구’ 출신은 전체 일반고 졸업생의 4%인데 서울대 진학생의 12%였다.
실증 분석 결과, 학생의 학업 능력(잠재력) 순위에 따른 진학률은 서울 출신(0.44%)과 비서울(0.40%)간 별 차이가 없는데, 실제 서울대 진학률은 서울(0.85%)이 비서울(0.33%)보다 2.6배나 높았다.
한은은 서울-비서울 출신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의 92%는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하는 ‘거주지 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서울대에 진학한 고3 학생 비중은 지난 2000년 0.9%에서 2018년 1.3%로 커진 반면, 같은 기간 지방광역시(0.7%→0.5%)는 감소했다.
한은은 입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면적인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 일부 대학이 시행중인 지역균형선발 방식을 상위권대 대부분의 모집 단위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한은은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면, 소득·지역별 격차를 줄이고 학생 잠재력에 근접한 진학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분석 결과, 전국 시도별 합격자 비율을 ‘0.7배 이상~1.3배 이하’로 통제할 경우, 실제 서울대 진학률과 잠재력 순위에 따른 진학률 간 격차가 64% 감소(0.14%포인트→0.05%포인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도입하면 서울의 소외계층이 다소 불리해지고 지방의 고소득층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사회경제적 배경의 입시 영향을 줄이는 장점을 고려하면 이런 단점은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미국에 이어 프랑스도 체코 당국에 ‘한국 원전 수주’ 항의
- 우울증 앓으면서도 전국 1위 ‘배달의 달인’...교통사고 끝내 숨져
- 188배 방사선 피폭 삼성직원 “회사, 원자력병원 이송 안 해줘”
- “혹시 내 사진도?”…학교 덮친 딥페이크 범죄 공포
-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기관 없소?’…지자체 ‘발동동’
- 김건희 오빠,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나올까
- 감세는 눈감고, 문 정부 탓하며…2년 연속 ‘짠물 예산’ 편성
- 이준석 “딥페이크, 대통령 관심에 과잉규제 우려…불안 과장 안 돼” [영상]
- 민희진, 어도어 대표서 해임…‘경영권 분쟁’ 2라운드 가나
- ‘기후행진’이 강남대로에서 열리는 건 ‘이것’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