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공행진 배춧값 내려갈까…국내 최대 고랭지 배추밭 출하 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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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고 수확을 멈출 수는 없지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게 끼고 비까지 내려 국내 최대의 고랭지 배추 재배단지를 찾아가는 길은 이곳을 비교적 아는 기자에게도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의 고랭지 배추밭이 있는 안반데기에서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배춧값이 안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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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비가 온다고 수확을 멈출 수는 없지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게 끼고 비까지 내려 국내 최대의 고랭지 배추 재배단지를 찾아가는 길은 이곳을 비교적 아는 기자에게도 쉽지 않았다.
평균 해발 1천100m가 넘는 곳에 있는 거대한 배추밭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일명 안반데기.
약 200만㎡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단지다.
이곳에서는 작년보다 9.4% 줄어든 518ha에서 고랭지 배추가 재배돼 최근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됐다.
27일 잔뜩 낀 안개로 굽잇길이 잘 보이지 않아 내비게이션의 도움으로 겨우 도착한 배추 출하 현장에는 비탈진 3천300㎡ 정도의 밭에서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칼로 배추를 쉼 없이 베어내 3포기씩 망에 담고 있었다.
또 다른 외국인 노동자 4명은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트럭 2대로 질척이는 비탈진 경사를 힘겹게 오르내리며 망에 담긴 배추를 실어내느라 바빴다.
이 밭에서는 이날 5t 트럭 3대 분량의 고랭지 배추가 경매를 위해 출하됐다.
태백 등에서 폭염 등으로 고랭지 배추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병해충이 확산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과는 달리 작황이 좋아 보였다.
정부는 유례없는 폭염으로 배춧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비축 배추를 대거 방출하고 농가에는 조기 출하를 지원하는 등 배춧값 안정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의 고랭지 배추밭이 있는 안반데기에서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배춧값이 안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민 김모(67)씨는 "이곳도 한 달간 비가 오지 않아 배추 포기가 크지 않다"며 "겉으로 보기에는 작황이 괜찮은 거 같은데 실제로 쪼개보면 속에 병이 있는 게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최근까지 저장용 배추가 바로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보다 더 비싸게 경매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한 농민은 "추석을 앞둔 9월 상순이 이곳 배추가 가장 많이 출하하는 시기"라며 "안반데기에서 출하한 배추가 소비자와 농민 모두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랭지 배추는 대략 1천㎡에 5t 트럭 1대 분량이 출하된 것을 고려하면 이곳 안반데기에서 출하되는 배추는 엄청난 양이다.
안반데기를 내려와 찾은 강릉의 한 마트에서 배추 1포기는 할인을 해서 9천900원이다.
할인전 가격은 1만4천800원이었다.
마트를 찾은 시민들은 배추를 쳐다만 보거나 들었다 놓기를 반복한 뒤 그냥 발길을 돌렸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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