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 민생 현장은 거래소…“금투세 폐지, 여야 대표회담서 결론낼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한국거래소를 찾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조만간 추진될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올려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대표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응원하는 것은 청년의 꿈과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투세는 주식 등 금융 투자를 통한 수익이 연 5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제도다. 현재 투자자들은 금투세 시행으로 세금회피를 위한 물량이 쏟아질 경우 연말 주가 하락과 국내 증시 위축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은 기업들이 하는 것인데 그 기반과 토대를 만드는 것은 공적 영역의 역할”이라며 “그 역할을 제대로 하는 여당이 되겠다. 밸류업을 위해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세제 개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키우는 게 청년의 자산 증식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이고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방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여당으로서 주식시장의 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투세 폐지를 비롯해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정책은 국내 시장의 수요기반을 견인해나가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 부분에서 당 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다른데 금투세 폐지에 적극 공감해주고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금투세 폐지 추진은 한 대표가 취임 후 속도를 내는 주요 정책 중 하나다. 현재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해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도 금투세 폐지를 회담 주요 의제로 내걸었다.

한 대표는 현장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는 장기투자와 자본투자에 역행하는 제도다”며 “이를 막는 것은 바로 지금이어야 하고 연말까지 가면 하반기 주식시장 성장을 방해할 것이다. 여야 대표 회담의 주요 의제로 올려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자본 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이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결국 기업 성장과 국민 자산 증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투세도 밸류업 정책을 고려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개편되기를 기대한다”며 “불법 공매도도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이기 때문에 거래소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매도를 안정적으로 재개할 수 있도록 내년 3월까지 공매도 점검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