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 우승 산체스 “내가 끝났다고? 이번 우승으로 답 대신하겠다”

황국성 MK빌리어드 기자(ceo@mkbn.co.kr) 2024. 8. 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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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대회 전부터 경기하는 내내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우승까지 해내서 정말 기쁘다.

우승에 필요한 네 세트를 따내기 전까지는 방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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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엄상필에 4:2 승
어려운 시기 극복하고 우승해서 기뻐
“우승순간 머리 하얘, 울뻔했다”
엄상필 훌륭한 선수, 끝까지 방심안해
스페인 가족은 가장 열렬한 팬
PBA에스와이바자르 하노이오픈에서 프로데뷔후 첫 우승한 산체스는 우승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며 “산체스는 끝났다”는 평가에 대해 이번 우승으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우승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숱하게 큰 경기를 치른 톱플레이어도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놨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4에스와이바지르 하노이오픈’에서 우승한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동안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우승해서 기쁘다”고 했다.

특히 자신의 부진한 성적을 보고 ‘산체스는 끝났다’고 한 평가에 대해 “이번 우승으로 답을 대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결승전에선 첫 세트 마치고 좋은 컨디션임을 알았지만, 4세트를 따내기 전까지 방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우승 소감은.

=대회 전부터 경기하는 내내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잘 풀어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저 행복하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우승까지 해내서 정말 기쁘다.

▲컨디션이 좋았다. 결승전 이른 시점에 우승을 예상했나.

=첫 세트 마치고 컨디션이 좋다는 것을 느꼈다. 3세트까지 잘 마무리했지만 경기 내내 애버리지 6점대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엄상필이 훌륭한 선수라는걸 알고 있었다. 우승에 필요한 네 세트를 따내기 전까지는 방심하지 않았다.

▲우승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잘 떠오르지 않는다. 머리가 하얘졌다. 마지막 한 점에 모든 집중력을 쏟았다. 마지막 득점을 하고도 기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팀 동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우승을 체감했다. 거의 울뻔했다.

▲우승 후 의자에 앉아 한참 생각에 잠겼는데.

=우승 후 축하를 받은 뒤 긴장이 완전히 풀렸다. 의자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1년 동안 잘 풀리지 않았다. 128강이나 64강에서 탈락하고 승부치기에서 패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힘들었다. 지난 30년간 나는 32강이나 16강에서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었다. 항상 준결승 이상 올랐다.

사람들이 ‘산체스는 끝났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런 이야기에 이 우승컵으로 답하겠다. 이번 우승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해소됐다. 어려운 시기에도 꾸준히 열심히 연습했다. 일산에서 생활하면서 당구 말고는 할 게 별로 없었다. 매일 오전 9시30분에 당구장에 가서 밤 10시까지 연습했다.

▲한국 생활은 어떤가.

=가족들이 한국에 함께 살지는 않는다. 내가 가끔씩 가족을 보러 스페인으로 간다. 2차투어 끝나고 한 달 정도 스페인에 다녀왔다. 스페인에서는 당구연습을 하지 않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연습에 몰두했다. 한국에서는 이반 마요르와 주로 훈련한다. 한국에 며칠 머무르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 혼자서는 음식을 사거나 옷을 사는 것도 쉽지 않다. 친구들이 도와줘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24/25시즌에 우승을 추가할 수 있을까.

=지금 우승을 즐기겠다. 2주 후 4차투어에서는 첫 라운드에서 탈락할지도 모르는 게 당구다.

▲스페인에 있는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족들이 새벽에도 내 경기를 지켜본다. 어머니는 83세인데도 생방송으로 본다. 가족들이 나의 가장 열렬한 팬이다. 4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도 나를 응원해 주셨다. 항상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베트남에서 우승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당구와 평생을 함께했다. 나는 아직 젊고, 70대도 칠 수 있는 게 당구다. PBA에서도 나를 증명하고 싶었다. 적응이 아직 느리지만 더 나아질 것이다. 이번 우승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하노이도 뇌리에 남을 것이다. [하노이=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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