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펜션 망가질 때 안타까웠으면” 모완일 감독 밝힌 ‘아없숲’ 미감 비하인드[EN:인터뷰]

박수인 2024. 8. 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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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모완일 감독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모완일 감독은 8월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각본 손호영/연출 모완일) 인터뷰에서 연출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모완일 감독은 작품의 영어 제목을 'The Frog'로 지은 것과 관련 "영어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Alone in the Woods)라고 했을 때는 스릴러적으로 느껴졌다. 숲속에서 뭔가 일어나고 쫓고 쫓기는 느낌이었다. 스릴러 장르에 국한된 느낌이 있었다. 한국어로 했을 때는 그런 느낌보다는 정서적인 느낌이더라. 우리 작품은 (돌에 맞은) 개구리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제목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서 장르적인 면과 블랙코미디적인 면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모완일 감독은 "불청객을 막아내는 그런 이야기는 많이 봤지 않나. 어떻게든 몰아내는 이야기만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물리적으로 봤을 때는 영하(김윤석 분)가 성아(고민시 분)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캐릭터의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성아라는 역할은 논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왜 저러지를 설명하는 게 불가능한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미감, 색감, 음악 등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모완일 감독은 "매번 아슬아슬한 시도들을 하는데 일상적으로 보는 공간들은 시각적으로 편하지만 머물고 싶은 공간은 다르지 않나. 그런 공간들이 가지는 매력들이 있는 것 같다. 준비하면서 큰 숙제 하나가 공간이 침입자에 의해 망가질 때 소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너무 소중한데 망가지면 시청자들도 안타까움을 느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미술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보자 해서 건물을 올리고 내부 공간을 구성했다. 저기라면 가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했다. 모텔은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고 싶었다. 숲이라는 게 범죄가 일어나기 이전에 그 숲에 가고 싶은 느낌을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아가 꾸민 영하의 펜션과 관련해서는 "처음에는 밀림으로 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할 수 없었다. 깨고 부셔서 망가지는 것도 망가지는 거지만 영하의 아내(김성령 분)가 하나하나 만든 공간이 변질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망가진 건 힘들어도 복구할 수 있지만 공간이 이렇게 바뀌어버리면 회복이 되더라도 데미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펜션 안에서 성아가 먹는 토마토 파스타, 와인 등은 특별한 의도를 한 건 아니다. 성아가 소주를 마시고 비빔밥을 해 먹는 캐릭터는 아니라 생각했다. 다만 음식을 할 때 성의 없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식을 요리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부어서 먹었으면 했다"고 전했다.

극 중 성아가 읽는 시집과 성아의 그림에 대해서는 "여름에 관련된 시를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아가 장편의 소설을 읽을 것 같지는 않았고 단편적인 느낌을 주려고 시집을 택했다. 색깔이 마음에 들었다. 또 그 시집을 읽어봤는데 작품의 내용이 다이렉트하게 연상이 되지 않아서 좋았다. 또 그림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성아가 잘 그리지만 인정 받지 못하지 않나. 성아라면 독특한 그림을 그릴 거라 생각했고 실제 활동하시는 작가님에게 부탁을 드렸다. 너무 추상적인 느낌도 싫고 리얼한 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작가님의 그림이 가진 묘한 매력이 있었다. 실제로 숲, 나무를 그리시는데 그 느낌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성아가 아이를 살해한 후 듣는 LP 음악은 대본에 이미 있던 곡이었다고. 모완일 감독은 "작가님께 물어보니 우연히 접한 음악이었는데 그 감성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가사를 보면 그런 뜻은 아닌데 멜로디만 들으면 그런 감성이 있는 것 같더라. 가사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들었을 때 묘한 상실감이 있어서 좋았다. 실제로 그렇게 많이 쓰이더라"고 했다.

기호(찬열 분)가 총기액션을 선보이며 지향철(홍기준 분)에게 사적복수를 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모완일 감독은 "기호는 성장이 20년 전에 멈춘 아이다. 20년 전에 머물러 있다. 20년이 지난 후 어떤 방식으로 자기 가족을 몰락시킨 대상에게 복수를 할까 했을때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액션적으로 했다. 그 액션이 비현실적일 수도 있고 유치할 수 있지만 그 친구는 그럴 것 같았다. 기호가 복수를 끝내고나서 상실감이 컸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는 의도를 밝혔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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