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승률 .235' 한화한테 부산은 악몽의 땅인데…19년 만에 두산 스윕→공포의 사직 징크스도 극복할까
[OSEN=이상학 기자] 부산만 내려가면 유독 안 풀렸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공포의 사직 원정에 나선다. 최근 14년간 사직 원정 승률이 2할대(.235)에 머물고 있는데 이 징크스까지 극복하면 5강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한화는 2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원정 3연전을 갖는다. 최근 8경기 7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5위 KT에 1경기차 7위로 바짝 따라붙은 한화는 이제 5강이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현실로 성큼 다가왔고, 이제부터 진짜 싸움이다.
지난 2주간 두 번의 주말 3연전 스윕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16~18일 문학 SSG전을 스윕하며 5위와 격차를 한 번에 3경기를 좁힌 한화는 23~25일 잠실 두산전도 스윕하며 기세를 높였다. 2005년 6월 4~6일 청주 3연전 이후 무려 19년 만에 거둔 두산전 스윕이라 더 의미 있었다. 그 사이 두산에 13번이나 스윕을 당한 한화로선 19년 만의 한풀이였다.
여세를 몰아 부산으로 내려간다. 한화로선 또 하나의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흐름이다.
한화는 사직 원정에서 롯데를 만나면 유독 맥을 못 췄다. 2010년(3승2패)이 마지막 사직 원정 우세 시즌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사직 원정을 가면 늘 열세를 보였다.
2011년 2승8패, 2012년 8패1무, 2013년 1승7패, 2014년 1승6패, 2015년 2승3패, 2016년 2승4패, 2017년 2승6패, 2018년 3승5패, 2019년 2승3패, 2020년 8패, 2021년 3승4패1무, 2022년 3승5패, 지난해 2승5패로 13년간 사직 원정에서 한 번도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이 기간 한화의 유일한 가을야구 시즌이었던 2018년마저 열세였다. 올해도 지난 5월 8~9일, 6월28일 사직에서 치른 3경기를 다 졌다. 특히 5월9일에는 올 시즌 한화의 팀 최다 18실점으로 크게 졌다. 최근 14년간 사직 원정 100경기에서 23승75패2무로 승률 2할3푼5리에 그치고 있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결과다. 2011~2023년 13년간 포스트시즌에 한화는 1번, 롯데는 3번으로 나란히 하위권을 맴돌았다. 물론 이 기간 롯데(.481)가 한화(.411)보다 승률이 7푼 높긴 했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릴 차이는 아니다.
같은 기간 한화는 대전 홈에서 치른 롯데전에서 107경기 56승50패1무(승률 .528)로 우위를 보였지만 부산만 내려가면 유독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사직구장 징크스라는 표현 외에 달리 붙일 말이 없다.
한화가 남은 시즌 5강 대역전을 이루기 위해선 지긋지긋한 사직 징크스를 극복해야 한다. 한화는 롯데와 가장 많은 8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그 중 5경기가 사직 원정이다. 이번 3연전에 이어 내달 13~15일 사직 3연전이 또 예정돼 있다. 롯데전 결과에 한화의 5강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로선 27일 3연전 첫 단추를 잘 꿰는 게 중요하다. 선발투수 문동주의 어깨가 무겁다. 문동주는 올 시즌 19경기(99⅓이닝) 6승7패 평균자책점 5.71로 고전하고 있지만 후반기에는 6경기(33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3.27로 안정을 찾고 있다. 새 무기로 포크볼을 투구 레퍼토리에 넣었고, 제구가 어느 정도 잡히면서 직구 위력이 살아났다.
다만 롯데 상대로는 통산 7경기(5선발·24⅔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20으로 약했다. 사직구장에선 딱 한 번 등판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6월13일 데뷔 첫 사직 등판에서 2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져 패전을 안은 바 있다.
롯데에선 한화에 약한 우완 박세웅이 선발로 나선다. 올 시즌 24경기(134이닝) 6승9패 평균자책점 5.44로 부진한 박세웅은 지난 5월28일 대전 한화전에서 4⅔이닝 11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10실점(9자책)으로 크게 무너지패전을 당했다. 개인 최다 실점 경기.
한화를 상대로 통산 17경기(16선발·80⅓이닝) 1승9패 평균자책점 8.51로 극심한 천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 박세웅으로서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숙제. 5위 KT에 4경기차 뒤진 8위로 실낱같은 가을 희망을 갖고 있는 롯데로서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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