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변화 ‘이 말’에서 시작?...“하이닉스 보면 뭘 해도 잘하고 잘됐던 옛날 우리모습이”
지난 5월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부문장으로 전영현 부회장이 취임하며 구성원들에게 던진 목표다. 그러면서 철저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
그야말로 위기에 빠진 삼성 반도체 부문 구원투수로 나선 전 부회장. 오는 28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 그의 지휘 아래 삼성 반도체 부문은 어떤 변화를 이뤘을까.
그 동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HBM 주도권을 뺏긴 채 뒤따라가기 바빴다. 경영진의 실책과 HBM 투자 실기를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은 분위기 속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는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달라지고 있다. 실책을 범하게 한 조직 내 프로세스 문제를 바로 잡아가며,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D램 사업 분야에 힘을 크게 실어 주고 있어서다.
지난 7월 초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게 한 예다. 전 부회장은 D램 개발 부서에 흩어져 있던 HBM 인력을 한군데로 모아 D램 설계 전문가를 팀 리더로 앉혔다.
조직 재정비를 통한 전 부회장의 초기 성과는 현재 퀄 테스트(품질 검증)가 이뤄지고 있는 5세대 HBM3E 8단,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여부에 달려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은 시간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교롭게도 엔비디아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 AI 열풍과 이에 따른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HBM3E 8단과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과 관련된 언급이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일 전 부회장은 사내 게시판에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2분기에만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낸 직후였다.
전 부회장은 크게 개선된 성과에 대해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영향”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그가 취임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잘못된 조직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조직 문화가 지금의 문제를 더 키웠다고 파악한 그는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 소통하는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하자”고 제안했다.
LG반도체 D램 개발팀 연구원 출신인 그는 LG꼬리표를 떼고 삼성맨으로, 무엇보다 최고의 기술통이라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취임 3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성과 얘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짧은 시간에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해 구성원들이 믿고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전 부회장의 등판으로 인해 변하는 삼성전자 모습을 보며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그 동안 호황에 안주한 삼성맨들에게 거침없이 일침을 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삼성의 근간인 D램 분야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더 강화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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