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못 쳐도 괜찮아, 어마무시한 저지…300홈런 先→1000안타 後, ML 역사상 두 번째 쾌거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최근 6경기에서 무려 7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아메리칸리그 주간 MVP로 선정된 애런 저지가 또 하나의 업적을 달성했다.
저지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저지는 이날 경기에 앞서 아메리칸리그 '이주의 선수'로 선정됐다. 특유의 몰아치기를 바탕으로 지난 2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전날(26일)까지 6경기에서 8안타 6홈런 11타점 타율 0.381 OPS 1.948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겼다. 특히 전날의 경우 50~51호 홈런을 폭발시키며 2022년 자신이 세웠던 아메리칸리그 최다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63홈런 페이스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저지의 방망이에서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 업적을 만들어냈다. 저지는 1-0으로 앞선 1회초 무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워싱턴 선발 미첼 파커를 상대로 2구째 스플리터에 방망이를 내민 결과 병살타로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3회초 1사 주자 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냈고,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워싱턴의 바뀐 투수 태너 레이니를 상대로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네 번째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던 저지가 빛난 장면들은 수비였다. 2회말 2사 2루에서 워싱턴의 호세 테나가 친 타구가 103.4마일(약 166.4km)의 속도로 중견수 방면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이때 저지가 침착하게 타구를 쫓았고, 가운데 담장 앞에서 점프 캐치로 타구를 잡아내는 좋은 수비를 선보였다.
이보다 더한 호수비는 4회말이었다. 이번에는 1사 1루에서 안드레스 차파로가 친 타구가 좌중간 방면으로 뻗었다. 그런데 2회 테나의 타구보다는 비거리가 짧았지만, 내셔널스파크의 특성상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기에 충분했던 타구. 그런데 이때 저지가 담장 앞에서 펄쩍 뛰어올랐고, 홈런 타구를 낚아채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다. 이후 저지는 재빠르게 중계플레이를 펼쳤고, 미처 1루로 돌아가지 못한 주자까지 지워냈다. 현지 중계진도 감탄을 쏟아낸 장면.
수비에선 빛났지만, 공격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던 저지가 메이저리그 두 번째 기록을 만들어낸 것은 9회초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세 페레와 맞붙은 저지는 2B-1S에서 4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의 싱커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타구속도 105.4마일(약 169.6km)의 속도로 뻗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이 안타로 저지는 개인 통산 1000번째 안타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는 메이저리그 두 번째 역사로 연결됐다.
'MLB.com'에 따르면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저지는 지난 1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통산 300홈런의 고지를 밟았다. 특히 저지는 955경기 만에 300번째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최소경기'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날 현역선수 55번째로 1000안타를 달성하면서, 마크 맥과이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300홈런을 먼저 만들어낸 뒤 1000안타의 기쁨을 맛본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홈런을 치지 않아도 굵직한 역사를 만들어낸 저지는 이제 다시 한번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는 아메리칸 홈런 신기록에 도전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