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으로 내면의 세계를 바라보다…오혜련 초대전 '빛의 흔적'

김보람 기자 2024. 8. 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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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色動)'이 가진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기억의 흔적을 풀어냈다.

중견 서양화가 오혜련 작가는 색이 지닌 기억과 인상을 담은 작품 15점을 모아 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빛의 흔적' 초대전을 선보이고 있다.

오 작가의 대부분 작품에는 정신적인 빛과 관념의 색으로서의 색동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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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빛의 흔적’ 초대전에서 오혜련 작가가 ‘빛의 흔적(기억속으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보람기자

 

‘색동(色動)’이 가진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기억의 흔적을 풀어냈다. 잊고 싶지 않은 어릴 적 기억, 오감을 통해 기억된 자연의 아름다움이 선과 면, 색으로 함축됐다.

중견 서양화가 오혜련 작가는 색이 지닌 기억과 인상을 담은 작품 15점을 모아 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빛의 흔적’ 초대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수원문화재단이 1년간 수원에서 활동하는 작가 11명을 선정해 각각의 작품을 펼쳐보이는 연작 초대전의 일곱 번째 전시다.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정화·순수함 등을 상징하는 연꽃을 담은 과거의 작품부터 색동을 빛과 연결해 캔버스 가득 그려넣었던 중기의 작품, 색동을 제한적으로 사용한 최근의 작품을 함께 내걸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작가의 시리즈 변천 과정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오혜련 作 ‘빛의 흔적(푸른희망)’. 수원문화재단 제공

오 작가의 대부분 작품에는 정신적인 빛과 관념의 색으로서의 색동이 등장한다. 한국적인 색동을 현대미술에 접목해 낯설지만 현대화한 동양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색동을 그려넣은 초창기 작품엔 의도적으로 색동을 가득 그려넣었지만, 그의 최근 작품엔 색동이 제한적으로 포현됐다. 색동이 종교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낮추고, 자연 풍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생각의 영역을 확장하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오 작가는 색동과 접목해 유년시절의 추억을 캔버스에 담았다. ‘빛의 흔적-기억’ 시리즈 중 ‘빛의 흔적(붉은 언덕)’ 작품엔 복숭아 꽃밭이 펼쳐진 고향의 풍경이 담겼다. 노을이 지는 꽃밭의 모습을 붉은 언덕으로 표현해 고향에 대한 추억과 순간의 감동을 표현했다.

오혜련 作 ‘빛의 흔적(기억속으로)’. 수원문화재단 제공

오 작가의 대표작인 ‘빛의 흔적(기억속으로)’은 유채꽃으로 덮인 제주 산방산의 모습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놀던 어린시절의 기억을 포개어 담았다.

이 외에도 여행을 하며 기억에 남은 푸른 바다를 넣어 희망을 상징한 ‘빛의 흔적(푸른희망)’, 신비로운 기억의 잔상을 담은 ‘빛의 흔적(Memory 2)’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오혜련 작가는 “빛을 그리고자 했는데, 모든 빛을 품고 있는 것이 색동이었다”며 “색을 만지며 살아온 시간과 공간들을 지우고 덮고 반복하면서 기억의 감동을 표현했다. 관람객들이 행복한 기억을 소환하며 희망을 품고 치유받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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