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시공사 갈등' 미아3·안암2구역, 이렇게 해결했다

서울시, 정비사업장에 갈등 조정·중재 코디네이터 파견… 법률·세무·회계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

서울시가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불거진 재개발 사업장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둔촌동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뉴스1

서울시가 미아3구역과 안암2구역 등 재개발 사업장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하며 적극적으로 갈등 봉합과 합의를 끌어내고 있다.

서울시는 갈등을 빚고 있는 정비사업장에 도시행정·도시 정비·법률·세무·회계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갈등을 조정·중재한다고 설명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아3구역 재개발은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공사비 110억원 증액으로 합의안을 마련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공사비 326억원 증액을 요구하며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물가 상승을 비롯해 레미콘 수급 차질, 화물연대 총파업, 설계변경 등에 따른 70억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공사는 조합원에 대한 추가 분담금을 통지하고 미납 시 입주 불가를 통보했으나 시는 입주 지연 예방을 위해 공사비 증액에 대한 조합·시공자로부터 제출된 근거자료 등을 상호 검토해 조정안을 마련했다.

구역 내 잔여 획지(종교 용지, 1018㎡)에 공공기숙사를 건립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매각하고 이 매각 대금을 증가한 공사비로 충당하기로 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파격적으로 줄였다.

안암2구역 재개발도 코디네이터가 당사자 의견 청취와 조정 회의 등을 거쳐 최종 합의했다.

안암2구역은 공사대금 미지급 등의 이유로 시공사인 진흥기업이 이달 1일부터 조합원 분양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가 지연됐다. 조합원 가운데 일부가 임시거처 등을 마련하는 등 갈등이 심화된 바 있다.

조합은 합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2일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 변경 내용을 가결했고 다음 날인 23일부터 조합원 입주가 재개됐다.

이외에도 청담삼익 재건축(청담르엘)은 롯데건설이 공사를 중단을 예고하면서 일반분양 일정이 연기될 예정이었지만 시·구·조합·시공자가 함께 3차 중재 회의를 열고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재 대조1구역, 방화6구역, 장위4구역, 역촌1구역 등에도 코디네이터가 파견돼 있다. 시는 지속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적극 관리해 갈 방침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정비사업이 장기간 소요되는 요인은 조합의 내부 갈등, 공사비 갈등 등 여러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가 갈등관리에 적극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