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민 76.6% 통일 반대... 라이칭더 취임 100일 양안 대립 격화
대만 주민의 70% 이상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통일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중·친미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7일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중국에 대한 주민들의 경계심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대만민의기금회’가 2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안 운명공동체(혈통으로 이어진 관계)’ 주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7.1%가, 중국이 내세우는 ‘조국 통일’은 76.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운명공동체’에 대한 반대는 4.9%포인트, ‘양안 통일’에 대한 반대는 12.5%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감정을 온도계처럼 0~100도로 나타내도록 한 질문(100도에 가까울수록 호감도가 높음)에서 평균 ‘감정 온도’는 17.31도에 그쳤다. 응답자의 71.1%가 50도 미만을 골랐고 16.2%는 50도를 선택했다. 응답을 거부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8.6%, 중공에 대한 감정이 50도 이상이라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20세 이상 성인 1075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4일 진행됐다.
중국에 대한 대만 주민의 감정은 현재 ‘극단적으로 차가운 상태’라고 기금회는 분석했다. 유잉룽 기금회 이사장은 “절대 다수의 대만 주민들은 중국 공산당에 대해 사실상 마음이 식은 상태[心死]로, 중공에 대한 반감은 정치 성향, 세대, 성별, 교육, 민족, 사회 계층, 지역을 넘어선 현상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1996년 실시된 조사에서는 대만 주민 44.8%가 양안 통일에 찬성했었다.
라이칭더 총통은 취임 이후 ‘대만과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차이잉원 전 총통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반독촉통(反獨促統·독립 반대와 통일 촉구)’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해협에서 군사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한편에선 중국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각종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또한 당분간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중남미 순방에 나서는 라이칭더 총통은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대만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연합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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