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했던 SK이노-E&S 합병 주총…"주식매수청구권 감당 가능"

부진한 주가 지적에 "죄송하다"
"시너지 창출해 기대하는 수익률 낼 것"

[서울=뉴시스]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제공) 2024.08.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지혁 이다솜 기자 = 자산 100조원 초대형 에너지 기업의 탄생을 알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안건 임시 주추총회가 무난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참석주주 85.75%의 찬성률로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된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SK㈜를 비롯해 다수 주주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마지막 변수로 남았다. 다음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표를 던진 주식 수 824만4399주에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 11만1943원을 곱하면 약 9229억원이다.

극단적으로 반대한 주주 전체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할 때, SK이노베이션이 설정한 한도 매수금액 8000억원을 초과한다. 그러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합병 취지에 공감하는 주주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에 예상한 범위 이상으로 매수청구권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만약 초과된다면 이사회와 협의할 것이다"며 "회사 내 현금이 1.4조원 이상 되기 때문에 매수청구권의 규모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분여 분 동안 진행된 비교적 짧은 주주총회였지만 일부 주주는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함께 부진한 주가를 지적하며 질타했다.

한 주주는 "경영진들이 주가가 바닥을 치는데 본인 욕심을 챙기는 걸로 보인다. 소액주주들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은 "주가가 작년에 증가한 금액에 미치지 못한 것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빨리 창출해서 기대하는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이사회와 협의해서 주주 이익에 반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 합병법인 출범 이후 재무 상황과 환경을 감안해서 어떤 정책이 주주 여러분의 가치에 부합되는지 판단해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겠다. 정부의 밸류업 등 상장사에 대해서 주주 가치를 높일 방식을 말하는데 부합하게 중장기적인 대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11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흑자 전환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전기차 전체의 수요가 침체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을 통해서 시황 회복이 느려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력을 더해서 시간이 받쳐주면 저희가 생각하는 기간 내에 업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병을 잘 마무리해 전력·LNG·배터리와 같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가면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더했다.

"아주 오래된 주주"라고 자신을 소개한 80대 고령의 한 주주는 "합병을 한다고 해서 와봤는데 합병을 해야만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합병안에 동의한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임시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합병법인은 오는 11월1일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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