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지천댐 청양설명회, 군민 반대로 무산

송인걸 기자 2024. 8. 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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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지천댐 청양설명회가 무산됐다.

환경부는 27일 오전 10시 청양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청양·부여군 기후대응댐 후보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지천댐 건설에 반대하는 청양군민들이 환경부·한국수자원공사 소속 관계자들의 무대 진입을 막아 열리지 못했다.

댐 건설 반대 군민들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환경부 관계자 등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통로를 막고 "지천댐 결사반대", "환경부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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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대책위, 환경부 사무관 등 진입 막고 무대 점거
“설명회 유보 요구 불구 강행해 저지”, “다시 열 것”
27일 오전 청양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환경부 주관 ‘청양·부여군 기후대응댐 후보지 주민설명회’에서 군민들이 무대에 올라 지천댐 건설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인걸 기자

환경부의 지천댐 청양설명회가 무산됐다.

환경부는 27일 오전 10시 청양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청양·부여군 기후대응댐 후보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지천댐 건설에 반대하는 청양군민들이 환경부·한국수자원공사 소속 관계자들의 무대 진입을 막아 열리지 못했다.

댐 건설 반대 군민들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환경부 관계자 등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통로를 막고 “지천댐 결사반대”, “환경부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늘 설명회는 댐 건설의 필요성을 알리고 예정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대 진입을 시도했다.

27일 오전 ‘청양·부여군 기후대응댐 후보지 주민설명회’에서 지천댐 건설에 반대하는 군민들이 무대에 올라 환경부와 충남도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이에 반대 군민들은 “지난달 22일 환경부에 설명회 유보 입장을 전달하고 주민 여론을 모아 필요하다면 설명회 개최를 요청하겠다고 했으나 환경부는 어떤 답도 하지 않고 설명회를 강행해 주민 간 찬반 갈등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군민들은 “환경부는 오늘 행사가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설명회라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댐 건설을 전제로 행정 절차를 밟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댐 후보지 발표에 앞서 지역민에게 댐이 왜 필요한지, 어떤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등을 설명한 뒤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정책을 결정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와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가 대치하는 사이 군민들은 무대에서 토론을 이어갔다. 이경호 청양군의회 의원은 환경부가 군의회에 배포한 ‘지천 기후대응댐(안) 개요’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을 보면, 지천댐은 총저수량 5900만㎡ 규모의 다목적댐으로 추정사업비는 약 6000억원이다. 정비 사업비는 약 360억원, 지원사업비는 연 5억원, 수몰여건(추정)은 건물 약 300동이다.

환경부는 지천댐 건설이 필요한 이유로 ‘금강 유역은 댐 의존도가 높고 수요 증가 등으로 2030년 물이 부족할 전망이어서 대권역 차원에서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댐 주변 지원 예산을 확대해 수변 산책로, 전망대, 수상태양광 시설 등을 도입하면 주민과 지역 발전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앞줄 마이크 든 이)가 27일 오전 청양 문화예술회관 무대 앞에서 ‘설명회 취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인걸 기자

이경호 의원은 “나이 들어 몸이 불편하니 농사짓기도 촌에 살기도 힘들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보상받아 편히 살고 싶어 댐 건설에 찬성하는 분들 심정도 이해한다”며 “그런데 전망대, 수변 산책로, 태양광 시설이 농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 주장했다. 전옥임 지천생태모임 사무국장은 “합천댐 인근에 사는 지인은 안개가 심해 과일 농사를 포기했다. 지천은 청양의 젖줄인데 댐을 건설하는 것은 청양군민의 젖줄을 끊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찬성 군민들은 “설명회를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대치가 계속되자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설명회를 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오늘 행사는 취소한다. 다음에 다시 절차를 밟아 설명회를 열겠다”고 밝힌 뒤 이날 오후 3시 같은 설명회가 예정된 부여 은산면 체육회관으로 떠났다. 청양군 관계자는 “부여는 환경부의 발표를 들어보자는 여론이 많아 설명회는 무난하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설명회가 계속 무산되면 온라인 설명회를 하는 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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