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SK의 잇단 합병…총수는 이익, 투자자는 손해? [뉴스in뉴스]
[앵커]
자산 100조의 에너지 공룡이 탄생할 전망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오늘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SK E&S와 합병을 승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합병을 놓고 총수에게는 이롭지만 일반 주주의 이익을 해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두산도 또 다른 합병을 추진중인데 거긴 더 논란입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우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성공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건은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는데요.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반대했는데도 표 대결에서 합병이 승인은 됐습니다.
[앵커]
이 회사들이 어떤 회사고 왜 합병하려는가부터 궁금한데요.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많은 분들이 유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회사입니다.
국내 최대 정유회사로 자산이 86조가 넘는 초거대 회사입니다.
합치게 된 SK E&S는 도시가스와 수소,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 는 회사입니다.
SK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고 수익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배터리회사 SK온이 적자로 어려운데 이걸 살리기 위한 합병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두 회사의 합병에 국민연금까지 반대하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 아닌가요?
[기자]
합병에서 늘 문제가 되는게 합병 비율입니다.
합병의 기준이 된 건 SK이노베이션은 기준시가, 즉 주가를 따졌고 SK E&S는 비상장회사라서 본질가치를 따졌습니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자산가치로 합병을 했다면 훨씬 더 SK이노베이션 주주에게 이롭다는 점입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보면 기준시가대신 자산가치로 합병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안한게 결국 주주이익 침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SK그룹 회사인데 큰 차이 없는게 아니냐 반론도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총수의 지배력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합병 전에는 SK주식회사가 가진 SK이노베이션 지분이 36%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합병 뒤에는 SK주식회사의 지분율이 56%까지 늘어납니다.
그리고 SK주식회사의 대주주가 바로 최태원 회장 일가이기 때문에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결과가 됩니다.
SK E&S의 지분율은 낮아집니다만 SK이노베이션이 더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SK도 여기에 반론이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네, 합병비율 결정은 외부 자문을 받아가면서 했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중에 중에 찬성하는 의견도 꽤 있다고 반박합니다.
또 당연히 총수를 위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뒤에 말씀드릴 두산에 비하면 SK는 할말이 있어 보입니다.
E&S는 어쨌든 꽤 돈을 버는 회사기 때문이죠.
[앵커]
두산은 이것보다 훨씬 심하다?
[기자]
두산은 밥캣이라는 세계최대의 소형 건설기계 회사와 두산로보틱스라는 로보트 회사를 합병하려고 하는데요.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9조 7천억, 영업이익 1조 4천억원의 건실한 화시입니다.
반면에 두산로보틱스는 매출 530억에 192억 적자로 3년째 적자만 기록 중인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비슷하다며 이 비율을 토대로 합병을 하기로 했습니다.
밥캣 주주들은 단단히 화가 난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서 금융당국도 경고를 하고 나섰죠?
[기자]
네 어제 금융감독원이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KBS의 일요진단라이브에 출연해 "시가로 합병하면 모든 면죄부를 주는 문제가 있다"면서 "주주 목소리를 경영진이 반영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법적으로는 10%범위 내에서 조절을 할 수 있는데 이대로는 너무 심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앞서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도 두산은 합병비율을 고집한 바 있습니다.
[앵커]
두산은 입장이 있나요?
[기자]
제가 직접 문의했는데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만약 합병비율 조절하면 반대로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이 반발할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두산이나 SK같은 한 그룹이 수많은 회사를 쪼개서 복수 상장하거나 합병과 분할을 반복합니다.
또, 이사가 일반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결정을 해도 처발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국주식시장을 떠나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코리아디스카운트"라는 말도 상식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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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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