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완일 감독 "'아없숲' 촬영장 금지옥엽 고민시, '서진이네2' 혹사" [인터뷰+]

김소연 2024. 8. 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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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연출 모완일 감독
/사진=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모완일 감독이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 칭찬에 열을 올렸다.

모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인터뷰에서 "정말 떨린다"며 "나에겐 의미가 남다르다. 배우들도 너무 좋고, 다들 잘해줬다. 스태프도 어떻게 이렇게 모일까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촬영장에서 금지옥엽 대한 고민시가 tvN '서진이네2'에서 혹사당하더라"라며 "(KBS 입사 동기인) 나영석 PD에게 전화할 뻔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23일 공개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 이름만 들어도 완벽한 앙상블을 예감케 하는 배우들이 발탁돼 화제가 됐다. 

모 감독은 '드림하이2', '미스티' 등을 연출했고, 2020년 '부부의 세계'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도 과거와 현실, 환상과 실제가 혼존하는 상황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각각의 캐릭터들에 집중했다. 특히 빼어난 미장센으로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모 감독은 "불친절하다는 부분에 대해 우리도 고민하지 않은 게 아니다"며 "그걸 친절하게 가면 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된다 생각했다"고 공개 후 불거진 호불호 반응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니다"면서 "특정한 사람의 개인사가 아닌 그런 상황에 놓인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모 감독과 일문일답

/사진=넷플릭스


▲ 작품이 공개됐다.

아직은 며칠 안 돼 잘된 건지 안된 건지 말을 안 해줘서 너무 떨린다. 잘되고 싶은 욕심이 많지 않나. 그리고 잘되면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다. 욕심이 많아 너무 떨린다. 만약에 잘 안된다고 했을 때, 가족들에게는 '다음에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주변에는 '진짜 힘들 거 같다'고 했다. 애정이 너무 큰 작품이었다. 만드는 과정부터 그랬다. 전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이 든다. 어떻게 본인이 만들어놓고 저러냐 할 수 있는데, 배우들도 너무 좋고, 다들 잘해줬다. 스태프도 어떻게 이렇게 모일까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선물 같은 작품이라 더 잘됐으면 좋겠다.

▲ 신인 작가와 작업은 어땠나.

공모작이었고, 처음 '어떻게 이걸 썼냐'고 했는데, '이게 방송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썼다고 하더라. '내가 시리즈물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그냥 쭉 펼쳐본 거라고 했다. 그래서 '아, 달랐구나' 싶더라. 그런 부분이 독특했던 거 같다. 방송이 된다고 했을 때 작가님이 황당해하셨다.(웃음) 저는 마음에 들지만 불친절하고,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따라오지 못하면 '전달이 안될 텐데'라는 걱정이 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분이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끌고 가는 건 제 역할인 거 같더라. 무엇보다 끌렸던 부분은 제 얘기 같았다. 이런 일은 겪지 않았지만, 혼자가 됐을 때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이 아닐까 싶었다.

▲ 불친절하다는 평도 많이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친절하게 바꾸면 매력이 반감될 거 같았다. 캐릭터의 감정, 그리고 결론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단순하고 명확한 구도로 속도감 있게 하면 보기엔 편할 수 있지만 8부까지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의 종류가 다를 수 있을 거 같았다. '쉽게 포기하지 말자' 싶었다. 그러면 더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 않았을까. 과거와 현재,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다 보니 혼란스럽다는 방응도 있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이 작품을 보면 불친절하게 느낄 수 있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좀 더 설명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은 했다. 초반에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막을 넣거나, 회상에 컬러를 바꾼다거나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도 했지만, 수많은 사건을 감정적으로 겪었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자막을 넣고 톤을 바꿔 시공간에 구분을 주는 건 정말 쉽다. 그렇게 했을 때 얻는 게 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상준과 영하를 동일하게 놓고 싶었다. 특정한 사람의 개인사가 아닌 그런 상황에 놓인 누군가의 이야기였다.

▲ 해석은 분분해도 화면이 예쁘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어디에 가고 싶다, 머물고 싶다 하는 공간은 일상의 것과 다르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사적 공간에 대한 침입자의 얘기다. 경계에 대한 부분이 중요했다. 우리나라 옛날의 집 구조는 경계가 거의 없다. 그래서 영하와 상준의 공간에 그런 장치를 많이 했다. 소중한 공간이 침입자에 의해 망가지면 안타까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겠나.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공간을 다 표현해보자고 했고, 건물을 올리고, 내부의 공간을 구상했다. '저기라면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모텔은 옛날 모텔이니 저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 범죄가 일어나는 건 다음 상황이고, 그 숲이 가고 싶어지도록 했다.

▲ 어린 기호 역의 아역 배우가 성인 기호 찬열과 많이 닮아 화제가 됐다.

닮은 친구를 찾은 건 아니다. 연기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본인 안에서 끌고 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연기를 잘하는 친구랑 같이하기로 했는데, 분장하고 보니 너무 똑같더라. 다들 놀랐다. 행운이었다. 찬열 배우 캐스팅은 '알함브라의 궁전'에 출연했을 때 기억이 강렬했다. 몸은 성인인데, 어른의 눈빛이 아니라 생각했다. 20년 전에 성장을 멈춘 인물을 찾다가 발탁했다.

▲ 그 외에 캐스팅 비하인드가 있을까.

윤계상 배우가 먼저 캐스팅이 됐고, 그다음 박지환 배우가 됐는데 두 사람이 엄청 친하더라. 같은 작품을 했기에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더 친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잘 나온 거 같다. 두 사람은 사회 생활하다 보면 어릴 때부터 커오지 않았지만, 죽이 잘 맞는 사람이 있지 않나. 실제로도 두 사람이 그런 사이 아닌가 싶다.

▲ 윤계상과 김윤석이 악역으로 유명한데 캐스팅한 이유가 있나.

너무 하고 싶은 배우들이었다. 나중에 댓글을 보고 '악역도 잘했지' 했다. 두 분이 잘해주실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윤계상 씨의 경우 제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다들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좋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다 동의할 수 있을 거 같았다.

▲ 윤계상의 감량도 화제가 됐다. 3주 만에 14kg을 뺐다고.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뺐다. 실제로 잡아보니 뼈밖에 없었다. 그런데 골격이 엄청나게 좋은 분이더라. 살을 뺐는데도 몸의 골격이 젊은 거였다. 모든 게 흘러내린 느낌이 나야 하는 데, 여전히 매력적으로 딴딴했다. 그래서 '젊어보인다' 했는데, 그 말에 본인이 충격을 받더라. 연기가 중요하니 분장으로 돕겠다고 했다.

▲ 고민시도 라이징 스타에서 스타가 됐다.

정말 열심히 한다.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데, 계속 더 잘하려고 한다. 처음엔 '신인이라 그런가' 했는데, 본인의 루틴 같았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못 버티는 사람 같았다. 무슨 일이든 저렇게 하면 안 될 일이 없겠다 싶었다. 우리는 정말 귀하게 대했는데 '서진이네2'에서 막대하더라. 뭐라고 하고 싶었다. 저희는 선물 같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 역할은 누가해도 힘들 거고, 예민할 거라 여겼다. 그걸 감수하고 촬영장에 갔는데, 애가 방긋방긋 웃으면서 잘하니 모두가 좋아했다. 그래서 더 잘 케어하려고 했다. 민시 씨가 의상이나 이런 거 '감독님과 협의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본인이 다 알아서 했다. 그게 다 좋았다.

▲ KBS 예능국 출신이고, 나영석 PD와 입사 동기 아닌가. '서진이네2'에 고민시가 나온다고 했을 때 따로 연락은 했을까.

제 전화를 받아주실까. 팬클럽까지 있는 분인데. 함부로 전화하는 상대는 아니다. 진짜 대단한 거 같다. 일만 하는 거 같다. 어떻게 그렇게 일만 하는지.

▲ '부부의 세계'가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라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좋은 대본을 만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이 일을 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감독이 뭔가 잘하는 건 힘들지만 망치는 건 쉽다. 이번 작품도 잘하면 '좋은 대본이 오지 않을까' 이런 희망을 갖고 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것의 매력이 있었다. 제가 기술적으로 능수능란하지 않아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해서 '이걸 할게요'라고 바로 말하지 못했다.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나고, 내가 아닌 누군가 했을 때 가슴이 아플 거 같더라. 또 '미스티'와 '부부의 세계'는 막연히 '이렇게 하면 잘하겠다'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게 어떻게 될까' 싶은 부분이 있었다.

▲ 차기작은 '내부자들' 드라마 프로젝트다.

6년 정도 된 프로젝트다. 캐릭터만으로 시리즈로 만드는데, 대본 작업이나 이런 것에 시간이 걸린 거 같다. 조만간 구체적인 실행이 이뤄질 수 있을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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