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없숲’ 감독 “불친절한 작품? 친절하게 바꾸면 매력 떨어져”[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8. 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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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모완일 감독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호불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모완일 감독은 8월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각본 손호영/연출 모완일) 인터뷰에서 작품이 불친절하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평에 대해 설명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모완일 감독은 손호영 작가의 대본을 만난 과정에 대해 "아시다시피 공모 우수작인데 작가님을 처음 뵀을 때 왜 쓰게 됐냐고 물어봤다. 방송이 될 거라는 가정을 안 하고 쓰셨다더라. 시리즈물을 써본 적이 없는데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하셨다더라. 그래서 달랐구나 했다. 전통적인 관습에 의해 많이 써본 시리즈물이 아니라서 독특하게 나왔던 것 같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다. 불친절하고 시청들이 끝까지 따라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고민을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끝까지 가게 하는 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은 오히려 방송에 나간다고 했을 때 황당해하셨다"고 말했다.

자막, 흑백처리 등을 통해 더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서도 처음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친절하게 바꾸면 그렇게 매력 있는 얘기는 안 된다. 전달해드리고 싶은 감정과 결론이 명확하게 속도감 있게 하면 진입해서 보시기는 편할 수 있는데 마지막에서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 같았다. 그 판단은 초반에 했던 것 같다. 이 길도 저 길도 갈 수 있지만 우리는 이 길을 한 번 잘 가보자 했다. 사람들이 볼 만 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걸 하면서 이 작품을 보기에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초반까지는 다른 걸 하면서 이 작품을 보면 조금 더 선명하지 않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자막을 넣는다든가 설명을 넣을 때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있다. 컬러를 다르게 하거나 자막을 넣는 건 기술적으로 되게 쉽다. 그렇게 했을 때 편하게 볼 수 있지만 저는 상준(윤계상 분), 영하(김윤석 분)를 동일선상에 놓고 싶었다. 훨씬 더 큰 볼륨감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준 영하를 한 인물로 두지 않고 구분 지은 이유로는 "대본에서부터 그렇게 두 인물이 있었다. 우리 작품은 개구리들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사를 다루는 게 아니라 살면서 느끼는 처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일인이면 이야기는 선명해지지만 한쪽에서는 또 쓰러졌지만 소리가 안 들리는 느낌이게 되는 거다. 큰 이야기로 가려면 그게 매력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대본에 끌린 이유도 밝혔다. 모완일 감독은 "제가 살면서 힘들고 혼자 된 것 같은 느낌들을 가장 잘 표현한 느낌이었다. 보편적인 감정이라 생각했고 살면서 느끼는 정서인 것 같다. 나무가 쓰러졌을 때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는다는 감정이 잘 표현된다면 해볼만한 작품이라 생각했다. 잘 만들면 감동과 치유를 드릴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이 모완일 감독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모 감독은 "좋은 대본 만나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작품한다. 뭔가 잘하기는 힘들지만 망치는 건 너무 쉽다. 이번 작품을 너무 잘하면 또 좋은 대본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일하는 것 같다. 이번에는 날것의 매력이 있었다. 사실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저는 기술적으로 능수능란하지 않는데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해서 선뜻 '할게요' 하지 못했다.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나는 대본이고 누군가 해버리면 가슴 아플 것 같은 거다. 잘 나오든 못 나오든 미련으로 남을 것 같아서 했다. '부부의 세계'나 '미스티'는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렇게 하더라도 미래를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예전 작업들과는 많이 달랐다"고 답했다.

애정이 깊은 작품인만큼 흥행 바람을 드러내기도. 모완일 감독은 "잘 된 건지 모르니까 너무 떨린다. 시청률이 나오는 게 아니니까 모르겠다. 잘 되고 싶은 욕심은 많지 않나. 잘 되면 얼마나 좋은지 아는데 결과를 모르니까 떨린다. 가족들에게는 '만일에 안 되면 다음 번에 더 잘해버려야지' 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얘기 못 하겠더라. 저는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컸고 마음에 든다. 배우들도 너무 사랑스럽고 연기도 잘했다. 스태프들도 어떻게 이렇게 모였나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며"잘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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