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파는 영아용 요람·베개 57% 미국선 판매불가…질식사 우려

임재우 기자 2024. 8. 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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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아 수면용 제품의 절반 이상이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27일 한국에서 영아 수면용으로 광고·판매하는 30개 제품(요람·쿠션류·베개 각각 10개)을 조사한 결과, 17개 제품(56.7%)이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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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있는 수면용품의 영아 질식사고 유형. 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의 영아 수면용 제품의 절반 이상이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27일 한국에서 영아 수면용으로 광고·판매하는 30개 제품(요람·쿠션류·베개 각각 10개)을 조사한 결과, 17개 제품(56.7%)이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의 등받이 표면 각도를 미국 기준(10도 이하)으로 조사해보니, 절반 이상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들 17개 제품은) 미국에서는 수면용으로 판매할 수 없는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성장과 발달이 미숙한 영아의 경우 덜 발달한 목 근육과 좁은 기도 탓에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질식사고의 우려가 크다. 특히 바닥면에 경사가 있는 수면용품의 경우 머리 무게로 고개가 앞으로 쏠리면서 기도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또 영아가 몸을 뒤집기 쉽기 때문에 침구에 입과 코가 막힐 수도 있다. 미국·호주 등은 영아 수면용품이 영아돌연사증후군(1살 미만 영아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대부분 명확한 이유 없이 수면 중에 발생해 ‘요람사’라고 불림)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등받이 각도를 10도 이하(미국)·7도 이하(호주) 등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한국의 영아용 요람 10개 제품은 모두 등받이 각도가 20∼58도로 미국 기준(10도)을 훌쩍 넘어섰다. 영아용 쿠션류는 10개 제품 가운데 7개가 11∼36도로 10도를 초과했다. 영아용 베개는 10개 제품이 모두 7∼10도로 비교적 안전했다.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주의·경고표시 역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30개 제품 가운데 24개 제품(80%)이 질식 위험 등에 대한 주의·경고 표시를 하지 않았다.

한국은 어린이 제품 안전 특별법으로 유아용 침대와 요람의 등받이 각도를 80도 이하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쿠션류·베개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안전기준이 없다. 한국 소비자원은 “미국·호주 등은 영아용품을 수면용으로 판매·광고할 경우 등받이 각도 기준(10도 이하)을 충족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유아용 침대를 80도 이하로 관리해 해외 선진국 대비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모든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영아돌연사증후군 관련 주의·경고를 표시하고, 등받이 각도가 10도를 초과한 제품은 수면을 연상시키는 광고 내용의 삭제와 수면용이 아니라는 주의사항을 표시 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올해 하반기까지 영아 수면용품에 대한 안전기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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