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안 통과… ‘100조 에너지 공룡’ 눈앞

임시주총서 85% 압도적 찬성
주식매수청구권이 투자금 좌우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안이 2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사진)에서 통과됐다. 합병안이 주총 문턱을 넘으면서 자산 규모 100조 원이 넘는 매머드급 초대형 에너지 기업 탄생이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다만 이날부터 오는 9월 19일까지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약 3주간의 주가 흐름이 합병 시너지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상정·의결한 결과,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임시 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여전히 과제도 남아 있다.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주식매수청구 규모에 따라 합병 효과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정한 청구권 한도는 8000억 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청구권 행사 가격이 8000억 원을 초과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주식매수청구 가격이 8000억 원을 넘더라도 합병 작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SK 내부적으로도 1조 원 안팎의 비용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커지면 주식 매수 비용이 늘어 정작 투자금으로 써야 할 실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청구권 행사 기간인 내달 19일까지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흐름이 향후 합병 시너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가가 청구권 행사 금액인 11만1943원을 크게 밑돌 경우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 및 소액주주의 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반대로 합병안 통과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 청구권 행사 동력이 떨어지는 만큼 SK이노베이션에서는 아낀 실탄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합병안 통과 발표 이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 종가(10만6500원) 대비 대폭 상승하며 오전 11시 기준 11만 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