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의 체코 원전 몽니 해결에 ‘의원 외교’ 필요” [비즈360]

2024. 8. 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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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전 수출 활성화 방안’ 토론회
웨스팅하우스 몽니에 “침해당한 재산권 특정되지 않아”
“미국이 한국 수출 지원한다는 과거 합의 활용해야”
글로벌 원전 용량 400GW→ 800GW
“규제 변화 없이 적기 건설·운전 어려워”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및 원전 수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미국 원전 기업이 우리나라의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의원 외교를 통해 미국이 과거 우리나라 수출을 지원한다고 합의했다는 사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전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등 지원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 수주 후 추가적인 수출 확대에 힘쓰고 있는 만큼 국가적 전략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및 원전 수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재산권 특허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침해당한 재산권에 대한) 특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이 보유한 기술의 하위적 측면 모두 우리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팅하우스는 우리나라가 체코에 수출하려는 원전이 자사 기술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에는 체코전력공사가 한수원을 체코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체코반독점사무소에 진정(appeal)을 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정부는 해당 사안에 경직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원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 한미 원자력 협정 당시 미국이 우리나라가 해외에 원전을 수출할 때 협력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전 수출 방향에 대해서는 “원전 수출은 국가 경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지원 체제가 필요하다”며 “특히 외교력, 자금력 등 종합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국가들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연이어 밝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는 최근 마지막 원전을 폐쇄한 지 35년 만에 원전 부활을 공식화했다. 스웨덴은 신규 원전 건설을 제한하는 법안을 폐지했다. 네덜란드 등은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건설 계획에 글로벌 원전 용량 규모는 현재 400GW에서 2050년 800GW까지 2배 성장한다고 정 교수는 언급했다.

지난달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향후 일어날 추가 발주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도 원전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어 수주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연간 8~10기의 원전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 우리나라의 강력한 경쟁국으로 꼽히고 있다.

김종천 한국법제연구원 기획경영본부장은 “원전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과도기적 수단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원전 수출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해 필요한 법안으로 ‘원전 산업 지원 특별법’, ‘원전 수출 활성화법’을 꼽았다. 원전 산업 지원 특별법은 원전 경쟁력 강화, 원전 수출 활성화법은 원전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및 원전 수출 활성화 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영대 기자

정 교수는 “원전 산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 만큼 규제 변화 없이는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기 건설, 적기 계속 운전, 적기 기술 개발을 위해 원전 규체 체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원전 게임 체인저라고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크기가 100분의 1에 불과하고 안전성이 높다.

정 교수는 “원전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전 산업 발전,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국내 원전 전망의 구체화와 정책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MR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전력 수급 계획에 따라 10년 뒤인 2034년에 상업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산업계 내부에서는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자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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