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방예산 61.6조 편성…병장 봉급 150만원 시대, 간부도 급여 인상

김인한 기자 2024. 8. 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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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5년 예산안] 하사 봉급 최소 273만원, 병장과 역전 없어
北 핵·미사일 대응전력에 6.1조원 투입…'우주정찰' 예산은 줄어 논란
정부가 내년도 국방 예산을 61조5878억원으로 편성했다. 사진은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2사단 생활관을 방문해 장병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 사진=대통령실


정부가 내년도 국방 예산을 61조5878억원으로 편성했다. 국방 예산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고강도 건전재정 기조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대내외 안보위협 상황을 고려해 '쓸 곳엔 쓰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국회의 심의·조정 과정이 있지만 예산이 대폭 삭감되지 않는 한 '국방 예산 60조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2일 국회에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61조5878억원을 편성해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년도 전체 예산안에서 총 24조원을 구조조정했지만 국방 예산은 오히려 올해 대비 3.6% 늘어났다. 국방 예산은 2017년 40조원, 2020년 50조원을 돌파한 이후 처음으로 '60조원 시대'를 맞게 됐다.

병장 봉급 150만원 시대, 초급간부 주거여건 등 개선…"하사-병장 봉급 역전 현상은 없어"
정부가 내년도 국방 예산을 61조5878억원으로 편성했다. 사진은 지난 1일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귀성부대가 충남 태안 안면도 일대에서 해상침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

국방부는 내년도 전력운영비(병력운영비·인건비·급식·피복 등)로 43조5166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대비 4.2%(1조7454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를 통해 병장 봉급을 150만원으로 인상하고 자산형성프로그램인 병 내일준비지원금을 55만원으로 늘렸다. 내일준비지원금은 18개월 동안 장병들이 일정 금액을 적금할 경우 우대금리 적용과 정부 지원금을 매칭해주는 비과세 적금 상품이다.

장병들은 매달 전역 전까지 적금을 넣으면 원리금 외에 최대 990만원(18개월 X 55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적금 가입 여부는 장병 선택사항이고 가입 후 중도해지하는 사례 등도 있어 병장 봉급을 합산해 205만원이라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하사 봉급이 병장 봉급 보다 적어지는 것 아니냐'는 출입기자단 지적에 대해 "하사의 보수는 내년 봉급 월 193만3000원과 직급보조비 등 공통수당(월 80만2000원)을 포함해 최소 월 273만5000원을 받는다"며 "병장의 보수는 봉급 월 150만원만 받으며 간부들이 받는 공통수당은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교·부사관 등 간부 복무여건도 대폭 개선한다. 군인 가족과 초급간부 주거여건 개선을 위해 간부 주거시설 예산이 올해 5260억원에서 내년 7863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중 초급간부를 위한 노후 간부숙소 개선과 '1인 1실' 확보 예산을 6048억원, 신규 관사 확보사업에 481억원 등을 편성했다.동원미지정 1~4년차 예비군 대상 훈련참가비(4만원)와 5~6년차 예비군 대상 교통비(6000원)도 처음 신설됐다.

군 의료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14개 군 보건의료기관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짓기로 했다. 군의 특수외상환자를 수술하고 재활을 돕는 국군수도병원 급성기재활센터, 구리병원 국방치유회복센터 등도 신설한다. 군의관이 상주하지 않는 격오지와 해군 함정에서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원격지료체계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북한 핵·대량살상무기 위협 증대…대응 전력에 6.1조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조직한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한 모습. 자폭 드론의 성능시험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내년도 방위력개선비는 18조712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대비 2.4%(4180억원) 늘어난 수치다. 방위력개선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체계 전력 확보, AI(인공지능)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등 첨단전력 강화를 위한 재원을 중점 마련했다.

한국형 3축체계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시 적 지휘부 등을 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으로 구성된다.

F-35A 등 Kill Chain 전력에는 3조2076억원을 편성했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KAMD 전력 보강에는 1조5326억원을 투입한다. KMPR 전력에는 특임여단전력보강을 목표로 6249억원을 배분했다. 3축체계를 지원하기 위한 감시 정찰 전력인 우주 정찰위성 425사업 등에는 7963억원을 편성했다.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에만 총 6조1615억원을 투입한 것이다.

다만 내년도 예산 중 우주에서 지구를 들여다보는 '지휘정찰' 예산이 1조8187억원으로 감액 편성됐다. 올해 지휘정찰 예산은 2조3039억원으로 21.1%(4852억원) 줄어든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산 삭감 배경으로 "정찰위성, 군 위성통신이 개발 단계를 넘어 우주에 전력화하는 과정이어서 예산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며 "2~3년 후 우주정찰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예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을 위해 3069억원을 편성했다. 방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원에도 394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분담금 관련 인도네시아가 1조원을 덜 내기로 하면서 생긴 부족분은 내년엔 반영되지 않고 2026년 예산에 반영될 전망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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