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기업, 라이선스 계약 해놓고도… “한국, 특허권 침해”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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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이 특허권을 침해해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체코 현지 당국에 진정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체코전력공사(CEZ)가 한수원을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을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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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기술 권한없어” 몽니
2007년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에는
‘한국형 원전 판매 가능’ 명시
기술 독자활용 할 수 있단 뜻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이 특허권을 침해해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체코 현지 당국에 진정을 제기했다. 국내 원전업계에서는 정면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웨스팅하우스의 문제 제기는 해묵은 ‘몽니’일 뿐 해외 원전 수출에 관한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체코전력공사(CEZ)가 한수원을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을 냈다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입찰에서 참가 사업자는 CEZ와 현지 공급업체에 제공하려는 원전 기술을 체코 측에 이전하고, 2차 라이선스(특허 허가권)를 제공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APR1000 및 APR1400 원자로 기술은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보유한 ‘2세대 시스템80’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한수원은 원천 기술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웨스팅하우스 허락 없이 그 기술을 제 3자가 사용하게 할 권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중재와 미국 내 소송을 통해 계속해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에선 웨스팅하우스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설령 한국형 원자로가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했더라도 그에 따른 양측 간 계약이 체결된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7년 당시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전력은 한국형 신형원전 개발에 관한 기술전수 계약을 체결했고 2007년에는 라이선스 계약까지 맺었다. 라이선스 계약 취지는 라이선스 받은 그대로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다는 것이며 2007년 라이선스 계약에도 한국형 원전을 미국을 제외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별도 협상을 거치면 심지어 미국에 대한 수출도 추진할 수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해당 기술을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웨스팅하우스가 이런 내용은 왜 이야기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보도자료에서 “(체코가 한국의) APR1000 원자로를 도입하면 미국 기술을 불법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체코와 미국에서 창출될 수 있는 수천 개의 청정에너지 일자리를 한국에 수출하게 된다”며 “그 일자리에는 웨스팅하우스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1만5000개가 포함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 정치권의 대응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희·황혜진 기자
■ 시스템80과 한국형 원자로 기술
원자력발전 분야에선 원전설계핵심코드, 냉각재 펌프,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이 3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설계코드는 원자로 중심부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이며 MMIS는 원전 전체를 총괄하고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재를 공급하는 장치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APR1400 원천기술이 자사에 인수된 컴버스천엔지니어링(CE)의 ‘시스템80’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내 원전업계서는 한수원이 지난 2001년부터 2016년 사이 이들 3대 핵심 기술을 국산화해 독자적인 원전 수출을 위한 기술적 바탕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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