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겜 신작 3종 "인디게임 초월한 대박 퀄리티"
"인디게임 퀄리티가 이 정도로 높다니…"
카카오게임즈가 게임스컴에 출품한 인디게임 3종을 시연한 소감이다. 인디게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퀄리티가 뛰어났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게임성도 돋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2024 게임스컴에서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인디게임 3종을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턴제 RPG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로그라이트 슈터 '섹션13', 오픈월드 생존 시뮬레이터 '갓 세이브 버밍엄'이다.
올해 게임스컴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던 홀은 당연히 거대 게임사 타이틀이 몰려있는 6~9홀이다. Xbox, 캡콤, 유비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해외 게임사들이 형형색색의 부스를 마련하고 존재감을 뽐냈다.
기자는 게임스컴 첫 방문이다. 수많은 인파와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접했던 신작들 덕분에 한 명의 게이머로서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놀라웠전 점은 인디게임을 향한 글로벌 게이머들의 관심이다.
지스타를 방문해 본 유저라면 공감하겠지만, 인디게임은 관심도가 낮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이 기술력을 앞세운 거대 게임사들의 고퀄리티 게임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게임스컴은 달랐다. 6~9홀만큼이나 많은 인파가 몰렸던 홀이 인디게임 홀이다.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람객이 많았다. 출품된 게임들을 살펴보면 이제는 인디게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퀄리티도 굉장히 뛰어났다.
카카오게임즈가 출품한 인디게임 3종도 마찬가지다. 인디게임 홀에 마련된 부스는 아니었지만 여러 게임사들 부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부스에서 만난 한 해외 게이머는 "3개 게임을 모두 플레이했는데, 인디게임이 아닌 것 같다. 퀄리티가 정말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섹션13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턴제 RPG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는 전작인 '로스트 아이돌론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개발된 스핀 오프 작품이다. 전작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전투 콘텐츠를 강화하고, 로그라이트 요소를 도입해 턴제 RPG로 탈바꿈했다.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8명의 캐릭터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파티를 구성한다. 또한 매번 바뀌는 수백 가지의 스킬 강화 및 영구 스킬 강화, 강력한 유물로 파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방식은 기존 턴제 RPG와 비슷하다. 스테이지를 선택해 클리어한 뒤 보상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특정 스테이지는 무작위 이벤트가 발생해 플레이어에게 이로운 효과를 주거나 독가스가 발생하는 등 변수를 준다.
전작과의 차이점이라면 가장 먼저 그래픽 변화가 꼽힌다. 전작의 경우 실사풍임에도 캐릭터 움직임이 어색하고 표정에 변화가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카툰렌더링 그래픽을 채용해 이용자 입장에서 시각적인 부담감이 줄었다.
또한 전작은 전투 시간만 1시간씩 걸릴 정도로 하드코어했다. 한 번 전투를 치르고 나면 다음 전투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이번 작품은 로그라이트 요소가 도입된 동시에 전투 시간이 15분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시연은 만족스러웠다. 짧은 시연 시간에도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특히 전작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전투 시간은 대폭 줄이면서도 로그라이트 요소로 전략적 재미를 더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시연 시간이 좀 더 길었더라면 디테일한 소감을 전할 수 있을 텐데, 전작과의 변경점 정도만 확인한 점이 아쉽다.
■ 로그라이트 슈터 '섹션13'
섹션13은 택티컬 코옵 슈터 게임인 '블랙아웃 프로토콜'을 액션 로그라이트 슈터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고유한 능력으로 무장한 S2P 요원이 되어 미스터리한 연구 시설 '섹션13'에 잠입해 적을 물리치고 시설을 탈출해야 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기본 캐릭터 '레드'로 간단한 조작법을 배운다. WASD로 캐릭터를 이동하고, 마우스로 에임을 조준하는 방식이다. 총기는 주 무장과 부 무장으로 나뉘며, 어썰트 라이플 등 다양한 총기가 준비됐다.
섹션13의 첫인상은 "전작과 정말 똑같네"였다. 전반적인 비주얼과 UI뿐만 아니라 전투 요소 등이 전작을 플레이했던 유저라면 단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했다.
섹션13 시연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튜토리얼을 지나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비주얼만 비슷할 뿐, 플레이 방향성은 완전히 다르다. 각 요원들의 고유 능력과 다양한 총기, 랜덤으로 선택하는 능력 '시냅틱스' 등이 맞물려 로그라이트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재미와 긴장감을 준다.
다만, 초반 구간부터 난도가 높은 점은 아쉬웠다. 적들의 대미지가 꽤 높아서 게임 시스템을 익히는 초반부터 생존이 꽤 어렵다. 로그라이트 장르는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랜덤으로 주어지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 캐릭터를 강화하고, 빌드를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장르는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플레이어가 선택한 능력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됐을 때 재밌는 장르다. 초반부터 게임이 어려우면 진행도에 따라 성장 체감은 확실히 느낄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끼는 구간까지 도달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다.
랜덤으로 주어지는 시냅틱스도 빌드를 구성하기 보다 초반 생존에 유리한 능력이 강제될 확률이 높다. 정식 출시 전까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한다면 글로벌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오픈월드 생존 시뮬레이터 '갓 세이브 버밍엄'
갓 세이브 버밍엄'은 14세기 영국 버밍엄에서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오픈월드 좀비 생존 시뮬레이터다. 사실적인 물리 엔진으로 구현된 유쾌한 전투가 특징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간단한 튜토리얼이 진행된다. 창고에서 깨어난 캐릭터는 출혈, 갈증, 굶주림 등 치명적인 상태 이상을 달고 있는 상태다. 상태 이상이 지속되면 사망하기 때문에 가이드로 조작법과 음식 섭취, 체력 회복, 아이템 획득 및 장착 방법 등을 알려준다.
농기구를 무기 삼아 창고를 나서면 사방에서 좀비가 몰려들기 시작한다. 좀비의 이동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 계속 도망치다 보면 좀비에게 물리지 않는다.
좀비에게서 도망친다고 능사는 아니다. 체력, 허기 등 캐릭터의 각종 상태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파밍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이 때는 좀비와의 전투가 불가피하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개발 초기 단계인 타이틀이다. 기본적인 요소 외에는 구현된 것이 거의 없다. 심지어 게임의 목표도 불분명하다. 생존이 주목적이긴 하나 최종적으로 도시를 탈출해야 하는 것인지, 좀비를 모두 처치해야 하는지 명확한 목표가 없다.
그래도 꽤 재밌게 플레이했다. 개발 초기 단계임을 감안하면 출시됐을 때 완성도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특히 언리얼 엔진5로 구현된 고퀄리티 그래픽과 개발진이 강조한 물리 엔진이 인상적이었다.
건축물과 자연환경, 각종 오브젝트, 좀비 외형 등이 정말 디테일하게 표현돼 높은 몰입감을 준다. 물리 엔진 역시 사실적이다. 동시에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거나 좀비와 싸우다가 뒤엉키는 등 유쾌함이 더해졌다. ALTF4가 생각났다.
차현성 디렉터는 갓 세이브 버밍엄의 최종 목표에 관해 "게임의 무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탐험 요소가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해당 시점에 맞는 엔딩을 준비 중이다. 더 포레스트와 같은 방향성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 포레스트는 생존 게임 중에서도 완성도가 뛰어난 타이틀이다. 생존 장르가 갖춰야 할 요소와 스토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원석에 가깝다.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스토리도 잘 녹여내 더 포레스트를 뛰어넘는 게임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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